우크라이나 반군, 말레이시아 정부에 블랙박스 인계

조선닷컴 2014. 7. 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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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는 친(親)러시아계 반군이 지난 18일(현지시각) 격추된 말레이시아 여객기(MH17)의 블랙박스를 말레이시아 정부에 인계했다.

반군이 자체 수립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알렉산더 보로다이 총리는 22일 도네츠크에서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에게 추락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전달했다. 보로다이 총리는 "현장에서 발견된 이게 바로 추락 여객기의 블랙박스이며, 이 장치가 진실을 밝혀줄 것으로 믿는다"면서 "우리는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군이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것은 모함"이라며 "우리에겐 여객기를 격추할 기술이 없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러한 진실에 대해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거듭 주장했다.

말레이시아 정부 대표로 블랙박스를 전달받은 모하마드 사크리 대령은 "블랙박스 분석은 누구를 탓하자는 게 아니다"라면서 "모두에게 진실을 알릴 블랙박스 분석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블랙박스는 우여곡절 끝에 사고 여객기가 적을 둔 말레이시아로 돌아가게 됐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고 현장에 희생자 시신이 방치돼 유품까지 약탈당하는 상황을 비판하고, 친러시아계 반군이 사고 원인 규명을 지연시킨다고 규탄하면서 이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21일 러시아 정부에 촉구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반군 측이 사고 현장 수색 직후 블랙박스를 찾았다고 밝혔다가 돌연 말을 바꾸면서 "블랙박스를 확보하면 러시아로 보내겠다"고 밝힌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로다이 총리는 "블랙박스로 보이는 물체들을 찾았으며, 이를 국제 항공 전문가들에게 넘기겠다"고 다시 밝혔다.

반군 측이 가지고 있던 블랙박스의 기록 조작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피터 고엘즈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전 국장은 "데이터를 조작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비행기록장치는 견고하며 조작이 어려운 장치"라면서 "기록을 바꿀 시도를 하면 조사관들이 바로 알아차릴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박스 내 조종실 음성녹음장치엔 피격 당시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가 녹음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록장치는 엔진 상태와 여압장치·통신의 송신 상황 등 비행 당시의 기록을 저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블랙박스가 사고 원인을 전부 규명할 수 없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 정보 당국 관계자도 "블랙박스가 피격 범인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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