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기 실종 1년> '최악의 미스터리'로 기록되나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중국인 사업가 리 화(58)씨는 1년 전 딸이 탑승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의 실종 이후 뇌졸중에 걸렸고 부인은 심장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그는 4일 "자살을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아내를 위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살 필요가 있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실종 여객기는 2014년 3월 8일 0시41분(현지시간)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을 이륙,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가던 중 40여 분만에 통신 두절과 함께 사라졌다.
추락 장소로 추정되는 인도양 남부를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호주, 중국, 베트남, 인도, 미국 등이 비행기와 선박, 첨단 탐색장비를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여객기 잔해를 비롯해 아무런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
말레이시아 민항청은 지난 1월 29일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객기 사고를 공식화했지만 시신 없는 '사망 선고'가 되고 말았다.
사고 원인에 대해 아직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하면서 항공사고 사상 최악의 미스터리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작년 5월 내놓은 예비 보고서에 따르면 MH370편이 레이더에서 사라진 이후 공항 관제탑이 4시간 가까이 여객기 행방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등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객기 행적은 미궁에 빠진 상태다.
실종 여객기의 이륙 직후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항로를 이탈했거나 납치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로선 증거 없는 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음모론은 계속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작가 제프 와이즈는 지난달 뉴욕매거진 기고문에서 러시아의 개입설을 제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 제재에 대한 항의 표시로 여객기 납치를 지시했고 현재 카자흐스탄에 있는 러시아 군사기지에 억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 겸 저널리스트인 나이젤 코손은 'MH370편-미스터리' 책에서 실종 여객기가 남중국해에서 벌어진 미군과 태국군의 합동 군사훈련 때 실수로 격추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이제는 탑승객의 생존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시신도 찾지 못한 채 고통스러운 슬픔에 잠겨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은 전했다.
중국인 탑승객의 가족 20여 명은 지난달부터 말레이시아에 머물며 당국에 사고 조사 정보를 투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제대로 답을 듣지 못하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실종자의 3분 2가량인 153명이 중국인이다.
남편을 잃은 켈리 원(30)은 dpa통신에 "궁금한 게 많지만 답변이 없다"며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무엇인가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생명보험사들이 여객기 실종 이후 유족들에게 약 51억 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항공의 보상 책임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사고는 국제적으로 항공 안전관리 강화 방안의 논의에 탄력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여객기가 추락할 때 기체에서 자동 분리돼 추락 지점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하는 블랙박스의 장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호주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기존 항공기 추적 시스템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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