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결정 한달..팬택은 지금 '샤오미 연구' 열풍

2014. 9. 1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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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국 스마트폰 1위 비결찾기 한창

"샤오미, 고객과 직접 소통보며

기술 지상주의 빠져있던 우리 반성"

단통법 시행도 기회…AS 강화나서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팬택 본사(아르앤디센터). 얼마전까지만 해도 협력회사 관계자와 영업자들로 떠들석하게 붐비던 2층 회의실과 복도는 텅비어 있었다. 팬택은 지난 6월 이후 단 한 대의 제품도 팔지 못 했다. 공장 가동률은 사실상 '제로'다. 직원 30%가 월급의 70%를 받고 한 두달씩 돌아가며 쉬고 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한 달, 삼성전자와 애플 등 전세계 경쟁사들이 신제품을 쏟아내며 하반기 대전을 준비하고 있는 사이 팬택의 존재는 조용히 잊혀지는 듯만 하다.

"본격적인 법정관리에 앞서 실사작업이 진행 중이라 조용하지만, 팬택, 아직 살아있습니다." 양율모 팬택 상무가 힘주어 말했다. 19일까지 채권 신고를 마치고 11월7일 첫 관계인 집회(채권자들의 모임)가 열리면, 이후 매각 등을 포함한 회생 방안들이 구체적으로 나올 예정이다. 양 상무는 "마냥 손놓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지금은 법정관리 이후 어떻게 하면 재개할 수 있을지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도약을 위한 첫 걸음은 국내 '벤처의 신화'로 주목받던 팬택이 이런 상황에 내몰린 이유에 대한 '반성'이었다. 팬택의 역사 24년, 소비자가 아닌 이통사를 거쳐 휴대폰을 판매(B2B)하는 통신시장의 구조는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굳어졌고, 2000년대 후반 급성장한 스마트폰 시장은 브랜드와 마케팅 자금력을 지닌 회사들의 싸움판으로 변했다. "이런 외부적 요인만 탓할 수 있을까요? 그동안 우리가 해온 방법이 옳았는지, 과연 우리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우리 쪽으로 끌어오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기본으로 돌아가 따져보자는 것입니다." 양 상무가 말했다.

팬택에선 요즘 중국 스마트폰 업체'샤오미'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이름처럼 작은'좁쌀'만한 벤처회사가 '공룡'기업들을 물리치고 4년 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오른 성공 비결을 배워보자는 것이다. 그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만들고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샤오미를 보면서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기술 지상주의'에 빠져 있었는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면 자연히 브랜드 열세를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이 진짜 원하는 것보다는 '세계 최초, 최고'에만 집중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리 좋아도 소비자 없이 저 혼자 잘난 기술은 없다는 걸 뼈져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결국 답은 소비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샤오미에 대한 연구는 다음달 시행되는 단말기유통법(단통법)과도 맞물린다. 그는 "단통법 시행으로 자급제폰(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휴대폰을 직접 구매하는 제도)이 활성화되면 팬택에도 기회가 더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통사 약정의 노예가 되지 않고 '나만의 폰'을 갖길 원하는 개성적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팬택에선 샤오미에서 벤치마킹할 요인들을 구체화한 보고서를 이달까지 마무리 짓고 비상경영위원회를 통해 이를 구체화할 전사적인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팬택은 현재 제품을 이용하고 있는 500만 고객을 지키기 위해 사후 지원(AS)을 강화하는데 자원과 노력을 최우선 배분하고 있다. 한창현 고객감동(CD)실 실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국 102곳 서비스센터의 숫자를 줄이지 않고, 소비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이마트 추가 입점도 계획하고 있다"며 "단 1명의 고객이 존재하더라도 애프터서비스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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