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두 갈래 매각, '신의 한수' 될까

성승제 기자 2014. 7. 1.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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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4기.

성공일까 실패일까. 우리은행 매각이 금융권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2006년 신한금융그룹이 조흥은행을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금융권에서 대형은행 인수·합병(M & A)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는 '4번째 실패'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올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대어'(大漁)가 시장에 나왔는데 마땅한 구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대어를 한번에 팔기보다는 머리(경영권 행사)와 몸통(경쟁 입찰)을 나눠 팔겠다는 의도다. 이른바 '투 트랙'(two track) 방식이다. 이 중 몸통은 다시 여러개로 해체해 여러 구매자(연기금·사모펀드·재무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실질적인 구입비용을 낮추고 규제 장벽도 일부 허물겠다는 의도다.

/사진=뉴스1

◆우리은행 매각 시동… 공적자금 회수 나설까

우리금융그룹 매각의 마지막 단계인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이 본격 시동을 걸었다. 매각공고는 오는 9월에 낼 예정이며 11월 말 입찰을 시작해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키로 했다. 이는 매각작업을 오래 끌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2001년 우리금융지주 설립 이후 민영화를 추진해왔다. 2004∼2010년 4번에 걸친 블록세일로 예금보험공사의 지분율을 56.97%까지 낮췄지만 2010∼2012년 3번에 걸친 매각시도 모두 실패했다.

중요한 것은 이번 민영화 작업으로 정부가 우리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다. 정부가 우리금융 관련기관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12조7663억원. 이 중 회수된 것은 5조7590억원(45.1%)이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우리은행 매각방식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투 트랙 매각방식과 소수 지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주당 0.5주의 콜옵션이다.

투 트랙 매각은 예보가 보유한 지분 56.97% 중 30%를 실제 경영권을 노리는 인수자에게 통째로 넘기고, 나머지 26.97%는 일반투자자에게 0.5∼10%씩 쪼개 파는 것이다. 이에 따라 3조원에 달하는 경영권 지분을 한꺼번에 인수하는 쪽이 우리은행의 새 주인이 된다.

정부는 앞서 시도했던 세차례의 민영화 모두 전체 지분을 한꺼번에 일괄매각하려다 실패했다. 따라서 사실상 인수대상자가 없는 상황인 점을 감안, 매각비용을 줄여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근정책도 내놨다. 정부는 소수 지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당 0.5주의 콜옵션을 주기로 했다. 콜옵션은 미리 주식가격을 정해놓고 그 이상 주가가 올라도 기존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주가가 오르면 옵션을 행사해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추가 매입할 수 있고 주가가 내려갈 경우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10% 이하 소수 지분 입찰에는 연기금이나 보험사, 국내외 펀드 등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은 "법 규정 내에서 가능한 투자자들의 입찰참여는 전부 개방돼 있다"며 "PEF(사모투자전문회사)든 외국계든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인수절차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각 관심 교보생명 유일… 유효경쟁 관건

정부의 우리은행 민영화 정책을 두고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매각 지분참여 장벽을 낮췄지만 인수에 나서겠다는 기관이나 투자자를 찾기 힘들다. 그나마 우리은행 인수의지를 밝힌 곳은 교보생명이 유일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 인수방안이 구체화된 만큼 검토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신한·하나·NH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은 시큰둥하다. KB금융은 최근 LIG손해보험을 인수키로 하면서 280조원에 달하는 우리은행 입찰에 참여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민은행의 덩치로 볼 때 시너지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영록 KB금융 회장도 앞서 "우리은행을 인수할 여건이 안된다"며 "체격(덩치)보다는 체력(내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KB금융지주가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도 흘러나온다. 지난 2012년 7월 어윤대 회장이 우리은행의 인수를 타진하다가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입찰을 포기한 전례가 있어서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NH농협금융도 우리은행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한금융 측은 "은행 규모로 볼 때 우리은행까지 합치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가 될 수 있어 문제가 복잡하다"며 인수 불참을 시사했다.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 역시 외환은행 인수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 등으로 자금여력이 없는 상태다. 게다가 내부적으로 투자규모에 비해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자본 역시 국내 정서상 부담이 큰 점과 침체된 금융업황 등을 감안하면 경영권 지분매각이 유찰될 가능성도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의 핵심은 경영권 지분 매각 시 2인 이상의 유효경쟁이 성립할 수 있느냐의 여부"라며 "교보생명 외에 인수능력 및 의사를 갖고 있는 입찰자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무적 투자자에 대한 콜옵션 부여는 정부 지분매각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기존주주 입장에서 매각물량 증가에 따른 수급부담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역시 "우리은행 매각이 일반경쟁 입찰방식으로 진행돼 2인 이상의 유효입찰이 성립돼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투자자가 얼마나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 머니위크 > (

www.moneyweek.co.kr

) 제3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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