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동기 김무성·안철수·이완구, 7·30 이후엔 누가 웃을까

양정대 2014. 7. 2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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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여당 승리 땐 '차기' 구체화 계기… 安, 과반 저지 전망 밝지 않아 불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지난해 4ㆍ24 재보선을 통해 나란히 국회에 들어와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3인방의 정치적 운명이 일주일 뒤면 엇갈리게 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그들이다.

세 사람은 정치 이력에 적잖은 차이가 있다. 김 대표는 정치권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5선 의원이고, 이 원내대표는 충남지사를 역임한 3선 의원이다. 안 공동대표는 'V3'와 '청춘 콘서트'로 유명세를 탔지만 정치분야에선 아직 초선의원이다. 세 사람은 각기 다른 정치 이력을 가졌지만 지난해 4월 재보선을 통해 19대 국회에 입성한 '동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올해 들어 이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여야 지도부에 올랐다. 선수(選數)와는 반대 순서였다. 먼저 안 공동대표가 지난 3월 민주당과의 제3지대 창당 방식으로 새정치연합에 합류하면서 당을 이끌게 됐고, 이 원내대표는 지난 5월 초 새누리당의 새 원내사령탑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도 지난 14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았다. 불과 1년 3개월 만에 동기 3명이 연이어 여야 지도부를 장악하는 '슈퍼 파워'를 과시한 것이다.

하지만 7ㆍ30 재보선 이후 이들 3인방의 정치적 입지는 엇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재보선은 역대 최대규모인 15곳에서 치러지는 '미니 총선'인데다, 6ㆍ4 지방선거에서 미뤄졌던 박근혜정부 중간평가의 성격도 강하다. 재보선 성적표가 각 당 내부는 물론 정치권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당연히 여야 지도부의 향후 행보는 재보선 결과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 있다. 성적이 좋을 경우 김 대표는 비주류의 한계를 극복하고 여권 내 입지를 탄탄하게 굳힐 수 있다. 이 원내대표도 안정적인 원내 과반의석을 기반으로 '성공한 원내대표'의 가능성이 커진다. 안 공동대표 역시 흔들리던 리더십을 재구축하면서 당내 기반을 다질 수 있다. 특히 김 대표와 안 공동대표 입장에서는 '차기'에 대한 꿈을 좀 더 선명하게 그릴 수 있는 계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가 승리하는 선거가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 3인방이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가 웃기 위해선 안 공동대표가 울어야 한다. 반대로 안 공동대표가 날개를 다는 경우는 김 대표와 이 원내대표가 쓴 맛을 볼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안 공동대표가 가장 불안해 보인다. 김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4석도 건지지 못해 과반의석이 무너지는 참패만 아니라면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게다가 지금은 수도권 격전지에서 새누리당의 선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원내대표도 과반의석만 유지한다면 향후 큰 흔들림 없이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안 공동대표는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공천 파문에 휩싸이면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고 당내 입지도 줄어든 상태다. 게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재보선 전망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안 공동대표는 김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직후 "적당한 기회에 밥을 한번 사겠다"며 동기간 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두 대표 가운데 한 사람은 패배책임을 지고 지도부에서 하차할 지도 모르는 운명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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