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추천 KBS 이사 3명도 '길 사장 해임' 찬성표
길환영 KBS 사장의 보도 독립성 침해 논란으로 촉발된 KBS 사태가 5일 KBS 이사회의 '사장 해임 제청안' 가결로 28일 만에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KBS 양대 노조는 6일부터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제작 거부 중이던 기자들은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KBS 이사회가 이날 야당 추천 이사들이 제출한 해임 제청안을 가결한 것은, 길 사장이 현직을 유지하면 제작 거부와 파업 등으로 방송 차질을 빚고 있는 KBS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는 이사 11명 전원이 모여 해임 제청안을 놓고 논의를 벌인 지 두 시간 만에 가결했다. 길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 나와 "이번 사태는 불법적인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며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소명(疎明)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BS 이사들은 길 사장의 소명 직후 표결에 들어가 찬성 7표로 안건을 가결했다. KBS 이사회가 제출하는 해임 제청안에 대통령이 서명하면 해임이 확정된다.
이날 이사회 직전까지만 해도 여당 추천 7명, 야당 추천 4명인 이사진 구성 때문에 해임 제청안이 통과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여당 추천 이사 3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전격적으로 가결됐다.
KBS는 지난달 9일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사장에 의한 보도 독립성 침해'를 주장한 이후 메인 뉴스 'KBS 뉴스9'이 18일째 축소 방송됐고 '6·4 지방선거 개표' 방송이 부실하게 진행되며 파행을 겪었다. 보도본부장과 취재주간 등 주요 간부들의 보직 사퇴도 이어져 길 사장은 '조직 장악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일부 여당 추천 이사들도 길 사장이 물러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가결된 제청안의 해임 사유에는 '보도 개입' 관련 내용은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입수한 해임 제청안에는 ▲사장의 직무 수행 능력 상실 ▲KBS 경영 실패와 재원(財源) 위기 ▲부실 재난 보도와 공공서비스 축소 등이 해임 사유로 제시됐다. 직전 이사회까지만 해도 '보도 통제 논란에 따른 공사 공신력 훼손'이 포함돼 있었지만, 이날 이사회에선 빠진 것이다. 이는 길 사장이 극구 부인한 '보도 개입'을 사유로 해임 제청안을 의결할 경우 논란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결 결정이 나온 직후 일부 여당 추천 이사는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여당 추천 이사는 "불법적인 제작 거부와 파업을 통해 사장을 몰아낸 나쁜 선례(先例)가 KBS에서 상습화, 구조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KBS 이사회는 조만간 차기 사장 추천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이면 KBS 사장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의무화한 개정 방송법이 시행되기 때문에 신임 사장 인선을 서두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여당 추천 7명, 야당 추천 4명으로 구성된 KBS 이사회가 추천하는 신임 사장도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주용 인하대 교수는 "KBS의 역대 사장마다 번번이 정치 중립성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11명의 재적 이사 과반이 아닌, 야당 추천 이사도 최소 1명 이상 포함해 사장을 추천하는 '특별다수제' 도입 등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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