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메르스 격리대상 너무 좁게 설정한 것 같다"

정현수 기자 2015. 6. 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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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추가 감염자의 산발적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보건 당국 관리망 밖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잠복기를 훌쩍 넘겨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보호장구를 착용했던 간호사가 또 감염돼 의료진 감염 방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너무 좁게 설정했던 것 같다”…관리대상 아닌데 또 확진=23일 추가된 확진자 4명 중 176번 환자(51)는 애초 보건 당국의 격리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 환자는 지난 6일 76번 환자(75·여·사망)가 머물렀던 서울 건국대병원의 같은 6층 병동에 입원해 있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질병예방센터장은 24일 “76번 환자가 격리되기 전까지 병동에 머물렀던 시간이 5시간 정도로 길지 않아 그 환자를 중심으로 격리범위를 설정했는데, 범위가 너무 좁았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국이 여전히 메르스 전염성을 과소평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6번 환자는 21일 뒤늦게 격리되기 전까지 보름 동안 무방비 상태로 방치됐다. 21일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건국대병원 같은 병동에 입원했지만 당국의 격리대상에서 빠졌던 170번 환자(77)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당시 뒤늦게 건국대병원 6층 병동 전체를 폐쇄했던 보건당국은 24일에는 입원과 외래, 수술중지 등 폐쇄 조치를 강화했다. 76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확진자는 총 10명으로 늘어났다.

178번 환자(29)는 평택박애병원과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던 환자(사망)의 아들이다. 지난 6일 간암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아버지를 간호했다. 이 환자의 아버지는 사망 전 2차례 메르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감염경로와 동선을 분석 중이다.

◇잠복기 훌쩍 넘겨 확진, 보호장구 착용하고도 감염=최장 14일로 알려진 메르스 잠복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177번 환자(50·여)는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체류하면서 14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8일 메르스 미결정 판정을 받았다가 23일에야 양성이 나왔다. 이 환자는 지난달 30일부터 1인실에 격리됐다. 바이러스에 노출된 지 25일 만에 확진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의 부분폐쇄 조치는 무기한 연장됐다. 당초 부분폐쇄 종료시점은 응급실 이송요원인 137번 환자(55)가 확진된 12일을 기점으로 한 잠복기 종료일(24일)이었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확진 환자의 증상 발현시기, 확진시기, 노출 정도 등을 종합 검토해 폐쇄 종료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신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의 감염도 발생했다. 강릉의료원 간호사인 179번 환자(54·여)는 96번(42·여)·97번(46)·132번 환자(55) 진료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간호사는 확진환자 입원과 서울 이송에 참여했었다. 정 센터장은 “간호사는 환자를 접할 때 전신 보호장구를 착용했다”며 “오염된 보호장구를 벗는 과정에서 노출되지 않았나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대한신장학회는 혈액투석 환자 중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메르스 대응 혈액투석 환자 권장 진료지침’을 마련해 각 의료기관에 전달했다. 혈액투석환자는 주 3회 치료를 받아야 해 격리에 한계가 있다. 지침은 혈액투석 환자의 병원 이동을 금지했다. 투석환자 중 메르스 확진자는 국가격리치료병상으로 이송하고, 격리 치료가 가능할 때는 이동식 투석장비를 이용해 격리병실에서 투석하도록 권고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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