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미궁' 20명 육박..당국 '끼워맞추기'만 급급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2015. 6. 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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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염' '가족감염' 의심사례도 적지 않아.."차수 줄이기에만 주력" 비판도
보건당국이 감염 경로를 찾지 못하는 환자가 점차 늘고 있는데도 '끼워맞추기식' 발표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4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해 국내 메르스 환자는 179명으로 늘어났다고 24일 밝혔다.

이 가운데 절반인 178번(29)환자와 179번(54·여) 환자 두 명에 대해선 아직 감염경로를 확정짓지 못해 역학조사가 진행중이다.

강릉의료원 간호사인 179번 환자의 경우 원주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걸로 미뤄볼 때, 이 병원에서 치료받은 96번(42·여)과 97번(46) 환자나 강원도 춘천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132번(55) 환자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더 어려운 문제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평택박애병원에 입원했던 환자의 가족이라는 178번 환자의 경우다.

앞서 이 병원에는 지난달 30일 22번(39·여) 환자가 오전 중에 2층 외래 진료를 거쳐 4층 입원실에 입원했다가 당일 퇴원했다.

또 다음날 52번(54·여) 환자 역시 밤 11시 51분쯤 이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받았고, 당시 응급실에 다른 환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22번 환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보건당국은 아직 정확한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해 역학조사를 진행중인 상태다.

이 병원에서는 경기도 평택 현직 경찰인 119번(35) 환자의 감염 경로가 미궁에 빠진 바 있다.

당초 119번 환자는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을 때만 해도 평택박애병원에서 52번 환자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52번 환자가 병원을 찾기 17분 전 이미 119번 환자가 병원을 떠났기 때문에 119번 환자의 감염경로는 벌써 2주일째 미궁 속에 빠져있다.

119번 환자는 앞서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 다녀온 친구와 두 차례 만났지만, 정작 이 친구는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았다.

2차 메르스 유행이 일어난 삼성서울병원에서도 응급실 밖 감염사례가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첫 응급실 밖 감염사례인 115번(77·여) 환자는 지난달 지난 27일 정형외과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가 감염됐다.

메르스 증상을 자각하지 못한 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던 141번(42) 환자 역시 지난달 27일 부친이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에서 외래 정기검진을 받을 때 동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166번(62) 환자 역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5일까지 삼성서울병원 암병동에 입원한 아내를 간병했던 환자 가족으로 막연히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됐으리라는 추정 뿐이다.

전날 발표된 174번(75) 환자 역시 지난 4일과 8일, 9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 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감염경로는 '확인 불가' 상태다.

각 사례 모두 막연히 삼성서울병원에 들렀기 때문에 14번(35) 환자에게 감염됐으리라는 '끼워맞추기'식 추측일 뿐, 정확한 감염경로는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최대 잠복기'가 4주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로 잠복기를 지난 환자까지 모두 합치면, 감염 경로가 분명치 않은 환자는 줄잡아 20명이 넘는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이 그동안 파악한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파방식이나 감염자의 동선, 감염 범위 등에 착오가 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119번 환자의 경우 이미 평택에서 병원 밖 '지역 전파'가 이뤄졌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어, 보건당국의 허술한 방역망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수그러들기 어려울 전망이다.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t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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