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때 진도VTS 해경 업무소홀 여부 공방

구용희 2014. 11. 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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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5일 진도VTS서 현장검증

【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진도VTS(해상교통센터) 소속 해경들의 업무 소홀 여부를 놓고 검사와 변호인 간 공방이 일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7일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진도연안VTS(해상교통센터) 소속 센터장 김모(45)씨 등 해경 13명에 대한 제2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목포해양대 정모(47) 교수를 상대로 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정 교수는 연안 VTS에 대한 10여편의 논문을 작성하거나 관련 용역을 수행한 바 있다. 정 교수는 피고 측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침몰은 복원성 등 배의 기술적 원인으로 생기는 것인 만큼 VTS가 방제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선박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제하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진도VTS의 경우 관제구역이 넓은 편이며, 직원들 또한 사실상 24시간 근무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싱가폴은 진도VTS 대비 7분의 1 밖에 되지 않은 면적을 관제한다. 또 12시간 근무, 36시간 휴식의 형태이다"고 말했다.

반면 검사는 정 교수를 상대로 이들이 관제를 소홀히 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검사는 법정에 제시된 모니터 사진 속 세월호에 표시된 도메인 워치 및 이른바 벡터의 상태로 미뤄 이들이 관제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도메인 워치는 충돌이나 좌초에 대한 위험요소가 있을 때 알람을 울려주는 보조적 주의 수단이다. 벡터는 선박의 속도나 방향을 선 모양으로 모니터에 표시해 주는 시스템이다.

제시된 모니터 사진 속 세월호에는 도메인 워치는 표시돼 있었으나 벡터의 선은 없었다.

검사는 "벡터 선이 없다는 것은 세월호가 멈춰 있었다는 것 아니냐"고 물었으며, 정 교수는 "그렇다" 라고 답했다.

즉 세월호의 이상 징후가 모니터에 표시돼 있었던 만큼 관제를 제대로 하고 있었다면 좀더 빨리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었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이다.

변호인들은 넓은 관제구역과 부족한 인원, 장시간 근무 여건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들이 업무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선박의 기술적 원인으로 생긴 침몰사고를 방제하는데는 시스템상 어려움이 있었다는 사실 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5일 오후 2시 진도VTS를 방문, 현장검증을 실시할 방침이다.

persevere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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