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청해진해운, 사고소식 뒤 과적 감추려 한 듯

구용희 2014. 10. 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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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물류팀 차장 김모(45)씨는 22일 "침몰 사고 뒤 과적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 상사의 지시에 따라 서류 상의 적재 중량을 줄이려 했다"고 진술했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이날 오전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 대표 김한식(72)씨와 임직원, 화물 하역업체 관계자 등에 대한 제15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같은 날 법정에서는 청해진해운 물류팀 차장 김씨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이뤄졌다.

김씨는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인터넷을 통해 관련 기사를 보고 있는데 오전 9시30분께 남모 팀장이 나에게 '화물의 t 수를 낮추는 게 낫지 않겠느냐.(적재된) 승용차 t 수를 100여t 낮춰라'는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또 "(이를 이행하기 위해) 우련통운으로 갔다. 승용차 보다는 장비 쪽을 줄이는 게 나을 것 같아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남 팀장에게 '승용차는 별 의미가 없을 같다'고 말하자 팀장은 '장비 쪽에서 낮춰라'는 지시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팀장이 '관련 서류를 없애라'고 지시했다"며 "왜 그런 지시까지 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응하지 않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수사검사는 "당시 시간대는 온 국민이 가슴 졸이며 한 명이라도 더 생존하기를 바라고 있었던 시점이었다"며 이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김씨는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타성에 젖어 일 했던 것 같다. 원칙이나 규정을 지키며 안전을 지켰어야 했는데. 죄송하다"며 반성의 태도를 보였다.

'4월15일 화물을 적재할 때도 안전보다는 더많은 화물을 싣는 것이 우선이었죠' 라는 수사검사의 물음에 그는 "결과적으로는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다.

'선박이 출항하기 전 운항관리자가 화물의 적재상태 등을 점검하죠' 라는 질문에 그는 "네"라고, '운항관리자가 출항 전(4월15일) 선박의 상태에 대해 어떻게 점검했는지 기억나느냐'는 신문 내용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씨는 "통상은 램프 입구에서 1등 항해사와 잡담을 나누고 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선박 내 빈 (화물 적재)공간이 많으면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세월호에 빈공간이 많으면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네. 매출이 안나오면 질책을 많이 들었다"고, '화물을 더 싣기 위해 1등 항해사 강모(42)씨에게 '평형수를 빼라' 라고 지시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또 "부장이 회의를 다녀오면 '물류팀에서 회사를 먹여 살려야 하니까 화물을 많이 유치하고, 빈 공간의 활용을 잘 해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4.5t 이상 화물은 공간 대비 운임이 싼 편이다. 화물차가 차지하는 공간을 줄여야 하는데 화물차 자체의 크기를 줄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공간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로 고박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사고 뒤 수사기관에 진술하기도 했다.

'우련통운 직원들에게 화물을 적재할 때 빈공간 없이 적재하거나 더많은 화물을 적재하기 위해 고박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느냐'는 수사검사의 질문에 그는 "네" 라고 답했다.

김씨는 "화물을 더 붙여 실어달라는 의미였다. 처음부터 그렇게 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에 차량을 적재할 때는 화물의 유무만 확인했다. 차량에 실린 화물의 중량은 별도로 산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4월15일 적재한 화물량은 최근들어 중량과 금액적 측면에서 가장 많은 수치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 직후 수사기관에서 '세월호의 화물적재는 선박의 안정성이 문제가 아니라 보다 많은 화물을 적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진술했었다.

persevere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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