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게임 개발자, 사시 합격하고 국회 온 까닭은

지영호 기자 2014. 10. 22. 06: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300]서영재 국회 입법조사관 "국회가 다루는 법, 용광로처럼 자유로워"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the300]서영재 국회 입법조사관 "국회가 다루는 법, 용광로처럼 자유로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 지금까지 선박안전 등을 목적으로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약 70여개다. 이 분야에서 국회의원에게 가장 많은 법률자문을 한 이가 서영재(35)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서기관)이다.

서 서기관은 올해 여름 3개월 동안 70여건의 선박안전 관련 국회 조사회답 업무를 진행했다. 통상 조사관 1인당 1년에 50~100건을 진행하는 것을 고려하면 3개월동안 1년치 일을 한 셈이다. 최근에는 국정감사와 관련한 현안 질의나 문제점에 대한 자료요구가 이어지고 있어 연일 비상근무 체제다.

그는 국회의원의 국토해양 관련 입법활동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해양 분야와 화물운송분야의 법률 및 제도에 대한 법리적 판단과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서 서기관은 "주말에도 출근하는게 일상화됐을 정도로 업무가 몰려있지만 조사회답한 내용을 바탕으로 법안이 발의됐을 때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공학도 출신으로 게임업계에 몸 담았다가 입법고시와 사법고시를 패스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체복무 형태로 게임회사에 들어간 게 그의 첫 사회생활이다. 모바일 고스톱 같은 게임을 만드는 등 3년간 프로그램 개발업무를 맡았다.

'공대출신'이 갖는 한계를 느꼈다는 그는 소집해제 이후 고시 공부에 매달렸다. 3년 만에 가장 경쟁률이 높다는 입법고시에 합격했다. 입법고시는 입법조사처에서 실시하는 일반직 5급 공무원 공채로 해마다 20명 안팎만 선발한다.

한달 뒤 열린 사법시험에도 합격했다. 2년간 사법연수 과정을 마쳤다. 그러나 그는 사법부 대신 입법부를 최종 진로로 선택했다.

서 서기관은 "법조계가 법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반면 입법부는 법을 용광로처럼 자유롭게 다루는 곳"이라며 "사회 변화를 이끄는 데 입법부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국회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세월호 침몰사고를 비롯해 경주 마리나 리조트 붕괴하고 참사를 비롯해 세월호 침몰사고, 싱크홀 발생 사고, 판교 테크노벨리 환기구 붕괴 사고 등 연이어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해 '기업활동을 빌미로 한 무분별한 규제완화는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18대 국회에서 최규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제출한 해운법 일부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점을 가장 아쉬운 '사건'으로 꼽았다. 해당 법안은 여객선의 과적·과승 단속 등 안전운항 지도·감독 권한을 해운조합에서 해경으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겨있었으나 2011년 국토해양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제외됐다.

서 서기관은 "당시 해운법이 통과됐다면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확률은 조금이라도 줄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실수를 줄이도록 입법조언하는 것이 입법조사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