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해군3함대 9시3분 사고접수, 안보실이 몰랐을까

2014. 9. 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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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7식간 검증] 국가안보실 9시19분 YTN 뉴스에서 인지…박근혜 안가설 진실은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방에 대해 박 대통령과 청와대, 새누리당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대면보고를 받지 않은 것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실의 첫 인지 시점과 사고대처도 의문투성이다. 국가안보실이 대통령에 첫 보고한 시점도 애초 알려진 것과 다른 정황이 나타났다.

첫 인지 9시19분 YTN 뉴스? 해군 3함대는 9시3분 인지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세월호 침몰사고를 4월 16일 오전 9시19분경 YTN 뉴스를 보고 인지했다고 밝혔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지난 7월 7일 국회운영위원회와 10일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기관보고에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그리고 9시20분에 청와대 안보실에서 해경청 상황실에 사고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를 건 것으로 '핫라인 녹취록'에 나와 있다. 사고인지를 하자마자 1분 만에 확인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해명에는 상식적으로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안보를 총괄하고 있는 국가안보실이 군에서 올라오는 정보를 전혀 모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7월 7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록.

국방부가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세월호 조난 사고와 관련한 우리 군의 시간대별 조치내용'을 보면, 목포에 위치한 해군 3함대 사령부는 4월 16일 오전 9시3분에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최초상황을 접수한 것으로 나온다. 이 소식은 전남도청이 전달해준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그로부터 4분 뒤인 9시7분에 3함대 사령부는 서해해경청으로부터 세월호 침몰 및 구조지원 요청을 접수받았다. 2분 뒤인 9시9분엔 해군작전사령부(해작사)에서 유도탄고속함과 고속정 편대가 출항했으며, 9시19분엔 목포에서 고속정이 긴급 출항했다.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는 해작사로부터 상황을 전달받았다. 해작사는 9시17분 목포에서 고속정 한 척을 더 출항시켰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처음 인지했다는 9시19분 이전, 약 16분 동안 6차례의 사고접수 및 보고·조치 과정이 있었던 것이다. 국가안보를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에서 이런 과정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YTN 뉴스가 나오고서야 처음 알았다는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첫 사고를 언제 인지했는지 여부가 기관마다 다른 것 같다"며 "사고 발생이 파악되면 청와대 안보실까지 공유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혹시라도 공유가 돼 있지만 정확히 보고를 안했거나 (국민들에게) 부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이 때문에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증거 확보를 통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가 세월호 침몰사고 접수와 조치했던 현황자료.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요구자료.

오전 10시 첫 보고, 중대본 보고서엔 오전 10시에 대통령 지시 왜?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에게 첫 보고가 당일 오전 10시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후 10시15분에 박 대통령이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에 전화를 걸어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여객선 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해 누락인원이 없도록 할 것" 등을 주문했다. 청와대 핫라인 녹취록엔 청와대 관계자가 10시25분에 해경청 상황실에 전화해서 이 두 가지 내용을 동일하게 전달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같은 날 오전 10시에 작성된 중앙안전대책본부의 상황보고서에는 '대통령님 지시'로 "단 1명의 인명피해도 없도록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 객실 엔진실 등 철저히 수색해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할 것" 등이 기록돼 있다. 중대본은 이 내용을 10시40분에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이 대목이다.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는 시점에, 다른 한쪽에선 대통령이 15분 이후에 한 말을 보고서에 미리 작성할 수 있느냐 것이다. 지난 7월 10일 세월호 국조특위 기관보고에서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청와대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당시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오전 10시에 문서를 작성하기 시작해서 문서가 완성된 시각이 적혀야 되는데 착오로 잘못 적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가 지난달 조원진 새누리당 국조�위 간사에 제출한 세월호참사당일 대통령 보고현황. 사진=조원진 의원
세월호참사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작성한 침몰사고 보고서.

7시간 동안 어디에 있었나 '안가설'

박근혜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경호 문제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온갖 의문에 풍문까지 더해지고 있다. 없어졌다던 안가(安家·안전가옥)가 실제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까지 나온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과 연설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지난 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관저의 정문이 인수문으로, 여기를 통과하려면 두 세 단계의 문을 거쳐야 하며, 경호실과 경찰경비병력이 지키고 있다"며 "차량으로 들어갈 때 차량 번호만 남기고 탑승객 명단은 확인하지 않고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때문에 청와대에 출입하는 모든 외부인에 대한 기록이 100%까지 남아있을 수는 없다"며 "(부속실에서) 차량 번호만 남기고 통과시키고, 탑승자는 체크하지 말라고 요청하면 이곳을 지키는 경호실 및 경찰 병력이 통과시켜주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7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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