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세월호 선장 첫 법정 증언] 나는 교대선장..시종 발뺌

광주 2014. 8. 30. 04:2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 첫 법정 증언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 법정에 선 이준석(69·사진) 선장이 세월호 복원성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고도 회사 측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증언했지만 사고의 책임은 '관행'을 핑계로 모두 떠넘겼다.

이 선장은 29일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청해진해운 김한식(72·구속) 대표 등 해운업체와 조합, 화물하역업체 관계자 등 11명에 대한 5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선장은 하역업체인 우련통운 측 변호인이 "사고가 난 맹골수도는 위험한 곳인데 선장이 조타실에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선장의 재선 의무가 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맹골수도는 협수로가 맞지만 3등항해사가 잘할 줄 알았다. 넓은 지역이어서 운항을 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월호가 증개축을 거친 뒤 복원성에 문제가 생겨 위험하다는 사실을 청해진 내부에서 공공연하게 모두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복원성이나 과적 문제에 대한 회사 측 조치가 있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근본적으로 해결되진 않았다"고 답했다.

이 선장은 사고 당시 조타실의 비상벨을 왜 누르지 않았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좀 있었던 것 같다. 판단할 능력이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2등항해사에게 방송을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벨을 누를 생각을 못했다"고 덧붙였다.

안전점검 보고서가 허술하게 작성돼 운항관리실에 제출됐는데도 출항허가가 난 경위를 묻는 질문에는 "적재 화물량과 승객 수를 적지 않은 것은 관행"이라고 증언했다. 사고 당일 세월호의 보고서는 승객 수, 화물적재량을 비워둔 채 3등항해사가 선장 이름으로 서명해 운항관리실에 제출했다.

그는 보고서를 선장이 직접 점검해야 하지만 3등항해사가 대신 작성해 선장 명의로 서명한 뒤 제출하는 게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부실한 안전점검 보고서 제출과 화물 고박(고정과 결박), 평형수 부족 등의 책임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도 대부분 1등항해사 등 다른 승무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관행 탓으로 돌렸다. 세월호 정식 선장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신모씨라고 주장했다. 자신은 나이가 많고 촉탁직에 불과한 '교대선장'이라고 말했다.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