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입 연 세월호 선장 "난 교대선장일뿐" 남탓만

광주 2014. 8. 29. 17: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책임 회피 급급.. 유족들 분노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서 입을 연 이준석(69) 선장이 사고 책임을 남 탓으로만 일관해 유족들의 분노를 샀다.

이 선장은 29일 광주지법 형사13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청해진해운 임직원과 우련통운 등 관계자 11명에 대한 5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선장은 그동안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아왔지만 본인이 직접 말하지 않고 변호사를 통해서만 "과적과 부실고박은 청해진해운 담당자 소관이다" "승객들에 대한 구조는 해경에 의해 이뤄지는 게 맞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그러나 이날 이 선장은 증인 신분으로 재판정에 나와 처음으로 입을 열었지만 책임을 회피하기에 바빴다.

이 선장은 사고 지점인 맹골수도는 위험한 곳인데 선장이 조타실에 대기하고 있어야 되는 게 아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3등 항해사가 운항을 잘할 줄 알았다"며 뻔뻔스럽게 답했다. 그는 또 출항 전에 배에 짐을 얼마나 싣고 승객이 얼마나 탔는지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관행 탓으로 돌리는 등 남 탓으로 일관했다. 검사가 "잘못된 관행을 직접 만든 것 아니냐"고 묻자 "신모 선장(세월호의 또 다른 선장)이 시켰다"며 책임을 떠넘기기까지 했다. 세월호 정식선장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신씨가 정식선장이고 난 나이가 많고 촉탁직이기 때문에 교대선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선장이 이날 재판부에서 나온 증언들은 전부 사고 책임을 신 선장과 1등 항해사, 3등 항해사, 관행 등 남의 탓으로 미뤄 참석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 선장은 "세월호가 증·개축을 거친 뒤 복원성에 문제가 생겨 위험하다는 사실을 청해진 내부에서 공공연하게 알고 있었다"며 참사의 책임이 청해진해운에 있음을 일부 시인했다.

광주=김선덕기자 sdkim@sed.co.kr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