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종합]"청해진, 유병언 일가에 7억 지급"

구용희 입력 2014. 8. 28. 13:43 수정 2014. 8. 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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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7억원 상당의 자금을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과 그 일가에 지급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8일 오전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청해진해운 김한식(72) 대표 등 청해진해운 임직원과 화물하역업체, 해운조합 관계자 등 10명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청해진해운 팀장(증인)급 직원들을 상대로 세월호와 관련된 회사 내부 사정 등에 대한 검사와 변호인의 신문이 이어졌다.

증인으로 나선 기획관리업무 담당자 김모(50)씨는 "유병언 회장과 그 일가에 별도로 흘러가는 자금이 있었다. 이에 대한 회계 부문은 다른 간부가 김한식 사장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밝혔다.

"(연간)7억원 상당의 자금을 지급했느냐. 매월 1000만원, 상여금 포함 연봉 1억8000만원 상당, 고문료, 상표권 사용료 등을 전달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김씨는 "네" 라고 답했다.

"세월호와 오하마나호의 매출액 중 일부를 따로 모아 유씨와 일가에 전달했느냐"는 질의에는 "(구체적인 것은)잘 모르겠다"고 증언했다.

또 "청해진해운의 경우 동종 업계보다 급여가 낮은 편 이었는데 이 같은 일(자금 전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그는 "상당 기간 관행적으로 지속돼 왔기 때문에 내 주장(이의제기)을 펼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회사 간부들 사이에서는 복원성 약화 등 세월호의 문제점들이 이미 공론화 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증인석에 앉았던 청해진해운 여객 업무 관련 간부사원 조모씨는 "세월호의 복원성과 효율성 문제 등이 회의 자리에서 가끔씩 이야기됐다"며 "복원성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허용치가 있었던 만큼 위험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김씨 역시 앞선 증인과 같은 취지의 증언을 내놓았다.

세월호를 8개월 이상 운항해 본 결과 항로에 적절치 못한 선박으로 밝혀지자 김씨는 결국 제주항로 선박운영 구조조정안을 작성했다.

구조조정안에는 '선체의 비대칭으로 인해 기상악화(풍속 9m/s)시 제주항에 자력 이·접안이 어렵다. 동절기 예인선 비용 추가발생 예상' '오하마나호 선령이 다하는 시점에 대체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운항원가 비용이 오하마나호에 비해 12% 부담이 더 커 실효성이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화물과 여객수요로 볼 때 인천∼제주항로 2척(세월호·오하마나호)의 운항구조는 공급과잉이다. 영업원가 구조가 너무 높아 운영적자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포함돼 있다.

세월호로 인한 회사의 경영수지가 악화되자 청해진해운 간부 사원들은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며 일괄 사직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사직서 제출은 김한식 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증인 김씨가 작성, 다른 간부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세월호의 잘못된 도입과 이로인한 연간 40억원 가량의 막대한 적자로 회사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 이 문제로 사장님(김한식)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나에게 밝혔다'는 글이 기록돼 있었다.

또 '사장님 혼자 책임 지게할 수 없다. (회의에서)이구동성 사직서 작성 이야기 나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메일 내용은 이날 법정에서 증거(검사 측)로 제시됐다.

재판부는 같은 날 오후에도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persevere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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