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쌍둥이배 오하마나호 선장 "과적 문제 보고하니 짐 더 실어라 요구" 증언
세월호 쌍둥이배인 오하마나호 선장이 지난 2008년 증축에 따른 안전문제를 보고서로 작성, 개선을 건의했으나 묵살 당했다고 증언했다. 이 선장은 일등 항해사 시절인 당시 과적 위험성과 복원성이 약해진 배의 결함을 제기했으나 청해진해운은 "짐을 더 실어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7일 201호 법정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세월호 이준석(69) 선장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제12회 공판을 진행했다.
오하마나호 선장 박모(51)씨는 공판에서 2008년 10월14일 청해진해운 해무부장과 제주지역본부장, 각 화물영업팀장에게 '오하마나호의 선적총량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보고서에는 '증축 이후 선박 상부에 화물을 실으면 복원력이 크게 훼손된다. 안전운항을 담보할 수 있는 개선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보고서에는 '많은 화물을 실을 경우 작은 조타에도 선체가 심하게 경사를 일으키고 타를 사용하는데 있어 항해자가 부담감을 갖게 된다' '배가 기울면 화물쏠림 현상이 발생한다' 등의 문구가 포함돼 있다. 보고서는 현재 청해진해운의 물류팀장인 남모씨 등에게 제출했으나 회사 측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게 박씨의 증언이다.
박씨는 "오하마나호보다 훨씬 과도하게 증축된 세월호에도 같은 문제가 적용될 수 있었으나 청해진해운은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이후 오히려 짐을 더 싣도록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청해진해운이 세월호 사고 6년 전부터 증축에 따른 위험성을 알고 있었는데도 이를 묵살하고 무리한 과적을 반복해왔다는 것이다.
물류팀장인 남씨는 또 세월호 침몰 사고 이틀 뒤인 4월18일 오하마나호 선장 박씨에게 이 같은 보고서 원본을 컴퓨터에서 지우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박씨는 이 보고서를 컴퓨터에서 삭제하지 않았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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