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 직원 수사기관에 '모르쇠' 진술 지시받아

2014. 8. 23.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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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식 대표·직원 등 11명 공판

[서울신문]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일부 직원이 침몰 사고 뒤 사무실 서류를 치우고 수사기관에 '모르쇠'로 진술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 임정엽)는 22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한식(72·구속 기소) 대표 등 청해진해운 임직원과 화물하역업체, 해운조합 관계자 등 11명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청해진해운 직원 구모(32)씨는 "물류팀을 총괄하는 A 부장으로부터 '해경 조사에서 모르쇠로 이야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A 부장이 해경 조사를 받고 오자마자 물류팀 직원 4명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모르쇠로 이야기했으니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세월호 침몰 다음날인 지난 4월 17일 오전 회의에서는 A 부장이 화물하역업체인 우련통운과의 계약서를 보여 주며 책임을 떠넘기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정황도 나왔다. 검사가 "우련통운에 책임을 떠넘기면 빠져나갈 수 있다고 A 부장이 말했느냐"고 묻자 구씨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재판장은 "'대답을 못 하면서 고개를 떨구고 한숨을 쉬고 있다'고 적으라"고 속기원에게 지시한 뒤 "피고인들(청해진해운 임직원)과의 관계 때문에 난처할 수 있지만 대답을 잘못하면 본인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고, 특히 사건과 관련한 위증은 엄하게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씨는 검사들의 추궁에 물류팀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받은 다음날인 지난 4월 18일 A 부장의 지시로 각종 운항 관련 서류를 치운 사실도 인정했다. 구씨는 세월호의 화물 적재 한도, 평형수 등 물류팀 직원이 파악하고 있어야 할 내용에 대해서도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승무원, 우련통운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듯한 태도를 보여 수차례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한편 청해진해운 해무팀 직원 홍모(43)씨는 이날 "이준석 선장이 세월호의 메인 선장"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세월호 침몰 당시 신모(47) 선장을 대신해 이 선장이 배를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선장은 젊어서 경력이 필요했고 이 선장은 (나이가 많아) 다른 곳으로 갈 일이 없으니 선원수첩에는 신 선장이 세월호의 원래 선장으로 적혔지만 실제는 선장 발령을 받지 않은 견습 선장이라고 홍씨는 증언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신 선장은 휴가로 배에 타지 않았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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