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에 "제발 수용을" 종일 읍소했지만 설득 실패.. 벼랑끝에 선 박영선

2014. 8. 2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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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 재합의안도 거부]새정치聯, 유족 결정에 '패닉'
[동아일보]
19일 오후 국회 예결위장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총 도중 문틈으로 박영선 원내대표가 동료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장에 들어서고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현충로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가운데 미리 도착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도 함께 들어오고 있다.
의총 마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5시간의 의원총회를 마친 후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의총 마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5시간의 의원총회를 마친 후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의총 후 측근과 회의 후 귀가하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의원총회를 마친 후 당대표실에서 측근들과 회의 결과 및 향후 계획을 이야기를 나누고 귀가하고 있다.
의총 후 측근과 회의 후 귀가하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의원총회를 마친 후 당대표실에서 측근들과 회의 결과 및 향후 계획을 이야기를 나누고 귀가하고 있다. 뒤에 조정식 사무총장이 따라 나오고 있다. .
의총 후 측근과 회의 후 귀가하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의원총회를 마친 후 당대표실에서 측근들과 회의 결과 및 향후 계획을 이야기를 나누고 귀가하고 있다.
20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가족총회를 열고 전날 여야가 내놓은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히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충격에 휩싸였다. 투표에 참여한 176가족 중 132가족(75%)이 반대할 정도로 압도적인 결과였다.

박영선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재)재협상은 없다”고 했지만 2차 합의안을 밀어붙이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유가족에게 두 차례나 불신임을 받은 상황인 데다 당내 추인까지 거부된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다시 협상에 나서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거취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 새정치연합 “여야 협상 장기간 표류할 수도”

경기 안산시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여야 재협상안에 대한 찬반 표결 결과가 나온 것은 오후 9시 35분경.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힐 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 다수로 나오자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유가족 표결 현장에 있었던 한 당직자는 풀 죽은 목소리로 “유가족의 주장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유가족 설득 또는 재협상인데 둘 다 쉽지 않다. 재협상을 한다 해도 박 원내대표가 다시 할 수는 없는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표결 결과를 예의 주시하며 국회 인근에서 대기 중이던 의원들도 황급히 대책 마련을 위해 국회로 집결했다. 한정애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유가족 의견을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차려진 농성장에서 단식 중인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의 건강 악화가 가장 두렵다.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타결시킬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 박영선 원내대표, 단식농성 유족 만나

박 원내대표는 오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8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김영오 씨(57) 등을 만났다.

박 원내대표는 40여 분간 김 씨를 비롯한 유가족을 위로하고 전날 이뤄낸 여야 원내대표 2차 합의안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달라고 하지 않았나. 그것 아니면 안 된다” “합의를 철회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협상 협상…교황님도 유민 아빠를 만나줬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왜 못 만나는 걸까?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을 바라며…”라면서 박 대통령에게 유가족 설득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세월호 특별법 문제에 선을 그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 문재인, 19일 의총 불참하고 단식 동참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이 사실상 두 차례나 추인이 거부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는 탄식이 터져 나온다. 강경파들은 계파 이익을 내세워 대안도 없이 지도부를 흔들어대고 있고, 지도부도 강경파에 밀려 소신껏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친노(친노무현) 좌장 격인 문재인 의원만 해도 19일 의원총회에 불참했다. 광화문 유가족 단식 농성에 합류한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대선후보를 지내고 대통령비서실장 등 국정운영 경험을 갖춘 문 의원이 유가족 설득이나 대안 제시도 없이 단식 농성에만 동참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지나치게 감성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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