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유병언 사망 의문 못 푼 국과수 발표

2014. 7. 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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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5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을 정밀 감식한 결과 유씨인 것은 틀림없지만 사망 원인은 판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해 사인을 밝혀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국과수 서중석 원장은 질식사 가능성, 지병 등에 의한 사망 가능성, 멍 등 외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 등을 모두 분석했으나 시신이 심하게 부패하고 내부장기가 소실된 탓에 사인을 판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독극물에 의한 사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씨의 간과 폐, 근육 등 감정물을 일반독물과 마약류, 케톤체류 등으로 감정한 결과에도 특이한 점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그의 사망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과수 정밀감식으로도 별다른 실마리가 나오지 않아 실망스럽다.

유씨 시신이 발견된 이후 과연 유씨가 맞는지부터 그가 왜 혼자 밭에서 숨져 있는지, 타살된 것인지, 다른 곳에서 숨진뒤 옮겨진 것인지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의혹이 쏟아졌다. 그만큼 그의 사망 정황에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날 국과수의 발표로 유씨의 사망은 재차 확인됐지만 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망했는지에 관한 의문은 여전히 남게 됐다. 이로써 유씨의 사망 원인과 경위는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고 의혹들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간에는 변사자가 유씨가 아니라든가, 시신을 바꿔치기했다든가 하는 온갖 설과 음모론이 나돌고 있다. 사실 감정결과도 국과수에서 나오면 수사기관에서 발표하는 것이 보통이나 이번처럼 국과수가 직접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과 경찰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국과수가 나서는 것이 불신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 서 원장도 "오로지 과학적 지식과 방법으로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이번 감정에 임했다"며 "의혹을 완전히 풀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이번 발표를 통해 많은 불신과 오해가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씨 사인이 판명 불가로 나옴에 따라 국과수의 법의학적인 노력으로도 의혹을 당장 풀기에는 역부족인 결과가 됐다.

세월호 참사의 고통과 교훈을 바탕으로 안전한 사회 만들기에 온 힘을 쏟아도 부족한 때에 유씨 사망을 둘러싼 의혹과 설이 난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러나 이런 불신의 원인은 정부가 제공한 셈이니 누구 탓을 하겠는가. 세월호 침몰 당시에 해경 등 정부가 보여준 어처구니 없는 사고대응부터 시작해 헛발질만 한 검·경의 유병언 수사에 이르기까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유씨에 대한 수사만 해도 40일전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임을 추정할 수 있는 단서들이 곳곳에 있음에도 이를 일반 변사자로 봐 시간을 낭비했는가 하면 전남 순천 별장을 압수수색하고도 별장 안에 숨은 유씨를 찾지 못해 코앞에서 놓치는 등 더 얘기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다. 검찰과 경찰은 서로 정보 공유나 협조도 제대로 하지 않아 수사를 망쳤으면서도 겉으로는 공조 수사가 잘되고 있다고 허언을 했다. 이러고도 국민에게 무조건 믿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 이제부터라도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새로운 각오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 워낙 초동수사가 부실하고 유씨 시신 발견 장소의 보존도 제대로 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겠지만 유씨 사망을 둘러싼 의혹은 장남 대균씨와 조력자 검거 등을 통해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월호 사고의 책임 규명을 위한 수사를 완벽하고 투명하게 펼쳐 유가족과 국민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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