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0일, 끝나지 않은 이야기] "하루 빨리 친구들 손 잡고 나오지 못한 죄책감 떨쳤으면.."

2014. 7. 2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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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기훈ㆍ박혜림 기자]"지난 단원고 생존 학생들의 도보 행진은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우려도 많았지만 마라톤 응원하듯 함께 해준 시민들 덕분에 학생들 표정도 밝아지고 자신감도 얻은 것 같다."

세월호 침몰 사고 100일을 하루 앞둔 23일, 양승필 단원고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은 학생들의 상태에 대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단원고 학생 46명과 학부모 10명 등 56명은 지난 15일 오후 5시 수업을 마치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을 향해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 강행군이었다. 이들은 '세월호 생존학생 도보행진, 우리 친구들의 억울한 죽음, 진실을 밝혀주세요'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학교를 떠났다. 학부모들도 아들, 딸들의 뒤를 따라 걸었다.

행진 대열은 보통 300~400명으로 늘어났다. 뜻을 함께 하는 시민들은 피켓에 응원문구를 적어 학생들을 환영했다.

가슴 뭉클한 순간도 있었다. 이번 행진에 참여한 한 학생은 희생된 친구들의 이름표를 한 몸에 달고 행진에 참가했다. 이를 본 시민들은 "네 이름표 하나만 달고 살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넸다고 양 위원은 전했다.

"희생당한 친구들 몫까지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살아남은 학생들의 가슴을 짓누르는 돌덩이가 됐다. 시민들이 건넨 따듯한 한 마디가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는 용기가 됐다"고 그는 풀이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상황을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그였다. "안산 지역은 여전히 상중(喪中)이라는 느낌이다. 겉보기엔 여느 또래와 같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인데 밝게 떠들다가도 문득문득 친구들 생각에 감정 기복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어떤 학생은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지만 속으로 깊은 상처를 안고 있고, 또 어떤 친구는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깊은 상처가 느껴질 정도라는 것이다.

다만 생존 학생들이 아픈 기억을 모두 가슴에 품은 건 사실이지만 그런 상처들이 지속적으로 표출되는 단계는 서서히 지나고 있다고 양 위원은 조심스레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생존 학생들의 상태를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비록 상처가 깊지만, 친구들의 손을 잡고 나오지 못한 죄책감도 있지만, 스스로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발휘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학교와 교육청이 도울 것이다"며 희망 섞인 기대를 표했다.

한편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단원고 대책 특별위원회를 꾸려 활동 중이다. 특별위원회는 피해자 치유와 회복 활동, 단원고 정상화를 위한 지원과 조치, 단원고 장기발전 계획 수립, 추모와 기념사업, 지역교육공동체 구축 등을 특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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