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려든 뱃사나이..희생자 앞엔 모두 죄인

황보람|박진영 기자 2014. 4. 2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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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9일째]해수부, 여객선 합동점검 현장

[머니투데이 황보람기자][[세월호 침몰 9일째]해수부, 여객선 합동점검 현장]

23일 오후 인천여객터미널에서 검찰, 해경 등이 함께 전국 주요 항구 등에 대한 긴급 합동 안전점검에 나서 연안부두에 정박중인 플라잉 카페리호 내부와 외부 구명정 등의 작동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대검찰청 형사부는 이날 전국 주요 여객 항만 소재지 관할 각급 검찰청에 긴급합동 안전점검을 지시, 선장의 출항 전 검사의무 이행 여부, 승객초과 승선, 선박 길이 변경 등 허가 여부, 인명구조용 장비 및 인명구조요원 배치 여부 등을 단속했다. 2014.4.23//사진=뉴스1

24일 오후 12시. 인천항에 정박된 여객선 고려고속페리가 해양수산부 산하 인천지방해양항만청과 해양경찰의 합동점검을 받았다. 빨간 모자를 눌러쓴 갑판장이 고개를 숙였다. 다른 선원들도 허리를 굽혔다. 합동점검에서는 승무원 자격소지 여부와 선체 기관 설비, 침수와 충돌 상황에서의 비상대응훈련 등을 살폈다.

의례적인 점검인데도 선원들은 기가 죽은 모습이었다. 30년 경력의 갑판장은 "평소에도 점검을 하느냐"는 질문에 "한다"고 조용히 답했다. 긴장과 고단함이 교차했다. 고려고속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선원들이 많이 주눅들어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뱃사나이'를 한없이 움츠리게 했다.

이날 인천여객터미널 입구에는 세월호 승선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빽빽하게 붙어있었다. 사람들은 "아들 딸들에게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아이들을 지키지 못한 '못난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죄인이 됐다.

사고의 책임자로 거론되는 이들도 침체된 분위기였다. 배의 안전한 출항을 점검하는 운항관리사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수사중인 사항이라 말할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 운항관리사가 소속된 해운조합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의 무책임이 해운조합까지 확대되니 섭섭한 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해운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회원사 2100여곳 가운데 여객선사는 72곳이었다. 조합은 여객선과 화물선, 유조선, 예인선 등 각종 선박을 보유한 회원사들에게 보험이나 유류공급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극소수에 속하는 여객선의 안전관리는 조합의 '주업무'가 아니라는 말이다. 조합 관계자는 "운항관리사도 해경의 허가를 받아 출항을 결정한다"며 공을 넘겼다.

해경도 변명이 있었다. 해경 관계자는 "해경에는 기상이 좋지 않을 때 선박의 출항을 막는 통제권이 있다"며 "이외에는 선박들이 시간별로 출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항관리사의 직접적인 관리·감독은 분기별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침몰 9일 째. 희생자들 앞에 모두가 죄인이었다. 사고의 책임이 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고개를 숙였다. 이날 청해진해운의 닫힌 문고리에는 노란 리본 두개가 달려 있었다.

[박진영 기자 트위터 계정 @zew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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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보람기자 brid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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