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월급 270만원" 열악한 연안여객업계 도마에

조선닷컴 2014. 4. 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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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안 여객 업계의 열악한 현실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의 직접 원인은 아니지만 열악한 고용 조건과 근무 환경이 침몰 사고를 키운 것 아니냐는 것이다.

21일 '세월호'의 선사(船社)인 청해진해운에 따르면, 사고 여객선 이준석(69) 선장의 월급은 약 270만원으로, 다른 선사 급여의 60~70% 수준에 불과했다. 또 다른 항해사와 기관사의 월 급여도 170만~200만원 사이였다.

이준석 선장을 비롯해 선박직 직원 15명 중 9명이 계약직이었으며, 이 선장 역시 1년 단위로 계약을 맺어온 비정규직이었다. 사고 당시 키를 잡았던 3등 항해사의 경력도 1년에 불과했다.

이 선장은 세월호뿐 아니라 인천~제주를 오가는 또 다른 여객선인 '오하마니호'의 교대선장으로도 등록돼 있었다. 일반적으로 배 1척 당 2명의 담당선장을 둬 교대로 운항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 선장은 두 대의 배를 다른 선장과 함께 교대로 담당해온 것이다. 이는 운항의 전문성과 업무 피로도 면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인사는 "이 같은 열악한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제2의 세월호' 사태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박의 노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해운조합이 발간한 2013년 연안해운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여객선 217척 가운데 선령 20년 이상된 노후 선박은 67척으로 전체의 30.9%에 달했다. 사고를 낸 세월호 역시 일본에서 건조된지 20년 이상된 선박이었다. 2008년 여객선 166척 가운데 선령 20년 이상인 선박이 12척(7.2%)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낮은 급여 등으로 젊은층이 기피하면서 선원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해수부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체 연안여객선 선원 8000여명 가운데 50대는 38.1%, 60대는 38.3%를 차지했다. 전체 선원의 76.4%가 50~60대인 것이다.

연안 여객업체들의 영세성 문제도 있다. 2010년 67개 연안여객 사업자 가운데 자본금 10억원 미만 업체는 66%인 44곳에 달했다(한국해양수산연구원).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 역시 지난해 7억9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부채 비율도 자본금(65억원) 대비 409%에 달했다. 청해진해운이 지난해 선장·선원 등 직원 130명에 지출한 안전교육비(費)는 고작 54만원이었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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