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가 사흘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산 단원고 강모 교감(52)의 유해 일부가 고인의 뜻에 다라 전남 진도 사고해역에 뿌려지게 됐다.

강 교감은 여객선 침몰사고 당시 학생과 승객 등을 대피시키다 헬기에 의해 구조돼 인근 섬으로 옮겨졌다.

이후 어선을 타고 다시 사고해역으로 달려가 구조상황을 살피기도 했던 강 교감은 자책감에 지난 18일 오전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감 교감의 지갑에서는 손으로 직접 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수학여행 인솔 책임자인 자신이 구조된 것에 대한 자책감과 함께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란 부탁이 담겨있었다.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존중해 유해를 둘로 나눠 충남 보령 선산에 있는 가족 납골묘 선친 옆에 안장하고, 나머지는 바다에 뿌리기로 했다.

유족들은 여객선 구조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49재가 지나고 사고 현장이 모두 수습된 후에 구체적인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

동료 교사들은 "교감 선생님은 부친이 돌아가기 전까지 주말마다 찾아뵙고 일을 도울 정도로 효자였다"며 "끝까지 살리려고 애를 썼던 학생들 곁으로 가신다니 눈물이 앞선다"고 안타까워했다.

< 최승현·최인진 기자 cshdmz@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