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추모>"5반 중 우리애만 안나와..무인도에 살아있는듯"

김다영기자 2014. 5. 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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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타들어간 母情

"5반 중 우리 애만 안 나온 것 같아요. 함께 기다리던 사람들도 모두 떠나고 홀로 남겨진 기분인데, 우리 애도 이렇게 홀로 바닷속에 있을 생각이 들어 속이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6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아들 김동현(18·가명) 군을 기다리는 어머니 김모(44) 씨는 애끓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세월호 뱃머리 우현쪽에 머물던 안산 단원고 2학년 5반 학생들의 시신은 사고 발생 초기부터 잇따라 수습돼 나왔지만 김 씨의 아들 동현 군은 아직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김 씨는 "5반 아이들이 모두 나왔는데 우리 동현이만 안 나오고 있다"며 "어디서 헤매고 있는 건지, 찾을 수는 있는 건지, 홀로 남게 될수록 불안함과 걱정만 커진다"고 토로했다.

현재 팽목항에는 가족대책본부 대표 가족들은 물론 대부분의 학부모가 자식의 시신을 찾아 떠나며 50여 명의 가족만이 가족 대기소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천막 한 곳당 2∼3가구만이 머무르면서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가족들 간의 소통과 정보 교환에도 어려움이 늘고 있다. 김 씨는 "가족대책본부 대표들이 팽목항을 떠나면서 사고 현장을 보거나 수색 이야기를 듣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는 "사고 현장도 볼 수 없고 아들의 시신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다보니, 아들이 무인도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만 같은 기대를 자꾸만 하게 된다"며 "저기 보이는 섬 어딘가에서 살아남아 연락도 못하고 애만 태우고 있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엄마한테 연락 안해도 좋으니 살아만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흐느꼈다.

팽목항에서 아들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김 씨가 감당해야 할 경제적 부담도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아들의 대학 학자금을 위해 들어놓았던 적금은 깨지도 못하고 있다. 김 씨는 "평소 심리치료사가 꿈이라며 엄마는 물론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좋아했던 아이였다"며 "대학 학자금을 마련하려고 적금도 들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었던 게 많았는데, 그래도 아들 얼굴 보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것 같다"며 흐느껴 울었다.

진도 =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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