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일]② "무슨 일이" 풀리지 않는 의문점

송창헌 2014. 4. 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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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시스】송창헌 기자 = "수백명이 탄 여객선이 침몰했다. 순간 폭발한 것도 아니고 2시간 동안 바다 위에 둥둥 떠 있었다. 그런데 우왕좌왕하는 사이, 사고 이튿날부터 생존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세월호 참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기본적 의문점이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질 않았다"는 분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와 같은 미스터리는 아직까지도 짙은 안개속이다.

정부의 부실한 초기 대응과 부처간 파열음, 최악의 선원 인력 배치, 과적과 과속, '나 먼저 살자'는 선원들의 윤리의식 부재 등이 한데 버무려지면서 의문의 실타래는 사고 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그 중에서도 참사 원인의 키(key)로 꼽히는 것은 과적과 평형수 문제. 세월호 침몰의 결정적 요인으로 '복원력 상실'이 지목되면서 배의 중심을 잡는 평형수의 양이 제대로 채워졌는지, 평형수 탱크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선급이 세월호 구조변경 과정에서 실시한 복원성 계산 결과 화물량은 2437t에서 987t으로 1450t 축소되고 여객은 83t으로 5t 축소됐다. 또 평형수는 "1023t에서 2030t으로 1007t을 증톤해야 복원성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침몰 당시 세월호에는 화물이 2000여t 이상 적재된 것으로 알려져 복원성 유지 기준인 1070t(화물+여객)을 최소 2배 이상 초과했다는 과적 의혹이 제기되면서 평형수를 제대로 채웠을지 의문이 일고 있다. 화물을 과다하게 적재한만큼 기준 만재흘수를 맞추기 위해 평형수를 적게 실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구속된 1등 항해사 신모(34)씨는 "배가 기울자 조타실에 모여 배를 복원하려고 했지만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평형수 작동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해운업 종사자는 "세월호는 선박검사 조건에 평형수 탱크 크기를 늘릴 것과 배의 양쪽에서 균형을 맞춰주는 날개가 고장났다는 지적이 늘 있었지만 개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암초와의 충돌 여부도 관심사다. '세월호 항로에는 암초지대가 없다'는 게 선사측의 주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사고 초기부터 "왜 넓고 안전한 항로를 놔 두고 밑바닥충돌 우려가 큰 섬과 섬 사이 협로를 택했는지 모르겠다"는 주장이 끊이질 않았다.

세월호가 위험항로인 맹골수도에 진입하기 전인 오전 7시 반부터 8시까지 최고 속도인 21노트까지 올리며 과속 운행한 점, 선체 오른쪽 바닥에 움푹 패인 자국이 선명하게 남겨진 점, 사고 전날 군산 인근에서 배가 휘청했고 사고 당시 '쿵'하는 소리와 함께 침몰이 이뤄졌다는 증언도 '암초 충돌 후 침수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파공이 생긴 것 같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실 검사 의혹에도 불구하고, 44개의 구명벌 중 단 2개만 펴졌다는 점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대목이고 무경험 업체에서 불법 증축이 이뤄진 사실 또한 어떤 식으로든 규명이 필요하다.

조사 결과 110도에서 45도로 변침점 회전각도가 줄긴 했지만 각도로나 방향으로나 통상적인 예를 벗어난 당시 회전이 침몰 원인이 됐는지 여부도 '논란없는 해명'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침수가 진행된 후에도 완전 침몰 때까지 2시간 가까이 배가 수면 위로 떠 있었던 만큼 크레인이나 바지선 등을 동원해 더이상 침몰되지 않도록 뜬 상태를 유지시켰으면 에어포켓을 확보할 수 있었을텐데 이를 지켜만 본 것은 지휘 라인에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초기에 배에서 탈출한 '눈에 보이는 생존자'만 구출하기 보다 특수 구조대원들의 선체진입을 통해 생존자들의 탈출로를 확보하고 입체적 구조를 강화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구조 과정에서 민간 잠수부와 정부 사이에 발생한 충돌의 이면에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고 현장 구조작업을 주도한 민간기업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일명 언딘)가 있는 점과 이를 둘러싼 숱한 의혹, 최대 주주인 유병언 전 회장의 일가와 종교단체인 이른바 '구원파'와의 관계 등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번 여객선 침몰 사고를 두고 "전시가 아닌 평시에 한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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