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병언씨 관련설 '구원파' 제주 땅 담보로 649억 대출
[한겨레] 청해진해운 실소유주…등기소유자는 청초밭영농법인
450필지 최소 1050억원대…"유병언 일가 땅 한평도 없다"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장인이 설립한 종교단체와 관련이 있는 영농법인이 제주도에 약 1000억원대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왔다. 청해진해운은 전남 진도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선사로, 검찰은 이 회사와 유 전 회장 등을 상대로 재산 은닉 등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22일 < 한겨레 > 가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와 표선면 성읍리 일대 등기부 등본을 확인한 결과,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이라는 단체가 990만㎡(300만평)의 목장 부지 등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영농법인은 2002년 12월2일 성읍리 1835번지 9만1841㎡의 목장 용지를 사들이는 등 성읍·수산리 일대 450필지의 땅을 2007년 7월까지 매입했다. 이 지역의 땅값은 3.3㎡당 3만5000~4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최소 3만5000원씩만 계산해도 약 1050억원대에 이른다.
이 영농법인은 2001년 6월 설립 당시 등기부에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에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를 위한 사업을 목표로 설립됐다고 명시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 전 회장의 장인인 고 권신찬 목사가 설립한 선교단체로 알려져 있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2011년 3월31일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의 목장 용지를 담보로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채권 최고액이 649억원으로 설정돼, 당시 가격도 800억원대를 호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 계열사 ㈜온나라도 제2금융권에서 이 땅을 담보로 26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10월 설립된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19.44%)씨, 차남 혁기(42·19.44%)씨, 측근 김아무개(6.29%)씨 등이 주요 주주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종교재단이라는 점 때문에 영농조합법인을 통해 편법으로 수백필지 땅을 사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청초밭영농조합법인 소유의 땅 인근 마을 주민 ㄱ씨는 "이 목장 용지는 세모의 땅으로 알고 있다. 청초밭영농조합법인 조합원들이 세모의 유람선을 이용하면 할인해 준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ㄴ씨는 "신도들의 돈을 끌어다 쓰다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는 유 전 회장이 자신 명의의 재산이 있으면 구상권 등으로 힘들어지니까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재산을 숨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청초밭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2400여명의 조합원들이 300만~400만원씩 내서 매입한 땅으로, 기독교복음침례회 소유라는 것은 비약이다. 은행 담보 건은 조합원들이 담보 제공에 동의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 땅은 한 평도 없다"고 말했다.
청해진해운의 경영 전반을 수사중인 인천지검은 앞으로 침몰사고 희생자 등의 손해배상소송 지원을 위해 유 전 회장 일가의 은닉 재산을 추적할 방침이다.
광주 제주 인천/정대하 허호준 박수혁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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