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 1년.. 최악 '항공기 미스터리' 되나
지난해 3월8일 새벽, 239명의 승객·승무원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26개국이 참여한 역대 최대의 국제 공동 수색작업이 펼쳐졌지만, 실종 1년이 돼 가도록 잔해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항공사고 사상 최악의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민항청은 지난 1월29일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시신 없는 '사망 선고'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유족은 없다. 중국인 사업가 리 화는 1년 전 여객기에 탑승한 딸의 실종 이후 뇌졸중에 걸렸고 부인은 심장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자살을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살 필요가 있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대부분 국가들은 지난해 4월 수색작업을 종료하고 철수했지만, 여객기 잔해를 찾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호주가 이끌고 있는 국제수색팀은 무인 잠수함과 해저 탐사로봇 등 첨단 기기를 투입하는 한편 최대 수심 7000m에 달하는 인도양 해저까지 닿는 10㎞ 길이의 케이블로 바닥을 훑고 있다. 이제까지 우선수색구역의 40%에 달하는 2만4000㎢를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1년에 걸친 수색작업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다시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객기가 인도양에 추락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에 납치돼 현재 카자흐스탄에 억류돼 있다는 주장부터 미군과 태국군의 합동 군사훈련 때 실수로 격추됐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석 달 후인 5월 말이면 우선수색구역 조사가 모두 완료된다. 지금까지 수색작업에 들어간 비용은 5200만호주달러(약 447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비용은 호주와 말레이시아가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
워런 트런스 호주 부총리는 "여객기를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여객기 수색작업을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 없다는 사실은 명확하다"고 지난 2일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참여국이 많을수록 더 넓은 지역을 수색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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