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무공천 정면돌파? 회군? 어느 쪽이든 '새정치' 이미지엔 타격

김정곤기자 2014. 4. 9.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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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여론조사+당원투표로 무공천 결정"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통해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하기로 했다. 6ㆍ4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을 거듭한 기초선거 공천 문제를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이런 결정이 '무공천 공약을 관철하기 위한 승부수'인지, '공천으로 회군하기 위한 출구전략'인지를 두고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무공천 입장을 고수하던 안철수 공동대표의 정치 생명도 좌우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과 동지들의 뜻을 바탕으로 당내ㆍ외 다양한 논란에 대해 종지부를 찍고 당 역량을 집중시켜 한길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에 대한 여론수렴 방침을 밝혔다. 신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논의를 거쳐 9일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동시에 실시하고 10일 결과를 발표키로 확정했다.

신당 지도부는 무공천에 대한 여론검증을 공천으로 후퇴하기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닌 무공천 원칙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라고 설명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무공천으로 결론 날 것을 99% 확신한다"면서 "이미 여론조사도 돌려봤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 정치 기본을 바로 세우고 정치를 개혁해야 한다는 원칙과 소신에는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정치생명을 걸고 이번 문제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안 대표가 100년정당을 운운하다 민주당과 손을 잡은 데 이어 통합신당을 출범시키면서 명분으로 내세운 '기초선거 공천폐지'원칙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까지 보임으로써 '약속정치' 실종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그의 '새정치' 이미지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당장 새누리당에서는 "짧은 기간 숱한 약속 뒤집기로 새정치를 소멸시키더니 마지막 약속을 뒤집기 위한 수순 밟기를 하고 있다"는 논평이 나왔다.

현재로서는 여론검증 결과도 불투명하다. 조사 결과에서 무공천에 대한 찬성이 높게 나타나면 안 대표를 비롯한 신당 지도부의 행보는 탄력을 받게 되지만 반대의 경우 안 대표는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무공천 지지가 높지만 당내에서는 공천 찬성 의견이 많아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무공천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이 비슷한 비율로 나타날 경우에는 조사 결과 수용 여부를 두고 내홍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1야당의 지도자인 안 대표가 정치적 결단이 아닌 참고자료에 불과한 여론조사에 기대 난국을 돌파하려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은 "여론조사로 당론을 결정한다는 것은 당내 의사결정 구조가 마비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무책임 정치를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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