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경주 체육관, 총체적 부실공사 드러나

2014. 2. 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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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협의절차 어긴 채 볼트 개수 축소

주기둥 등 일부 자재 기준치 미달

경찰 "다음주께 관련자 형사처벌"

지붕이 무너져내려 부산외국어대 학생 등 10명이 숨진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은 지붕을 떠받치는 주기둥 등을 강도 기준에 못미치는 자재로 일부 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주기둥을 지반에 연결하는 부분도 설계와 달리 처리하는 등 설계·시공·감리는 물론 제설·안전관리까지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정황이 확인됐다.

경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8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은 설계·시공·감리 등 모든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부실공사로 지었다. 리조트 쪽은 체육관 지붕 제설작업을 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도 허술했다"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건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관련자들을 형사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현장감식 결과 철제 구조물에 샌드위치 패널을 붙이는 피이비(PEB) 공법으로 체육관 건물을 지으면서 주기둥과 보 등 일부 자재를 강도 기준치에 못미치는 자재로 시공한 점이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강구조물 제작 업체와 시공업체가 주기둥을 지반에 연결하는 앵커볼트 부분을 부식에 강한 모르타르로 시공해야 하는데도 콘크리트로 마감했던 것도 드러났다. 이 때문에 주기둥 아래 앵커볼트 부분이 부식되는 등 하부 지지구조가 매우 부실해졌다고 경찰은 밝혔다. 모르타르는 콘크리트보다 부식에 강하고 강도가 갑절 이상 높다.

시공에 앞서 설계 단계에서는 건축구조기술사가 구조도면과 구조계산서를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 구조기술사는 구조계산서 검토 명목으로 월 250만원을 받고서 업체에 도장을 맡겼고, 업체는 구조도면 등에 도장을 찍어 경주시에 냈다. 건축사는 설계도면을 만들 때 건축구조기술사와 협의하고 구조계산서를 반영해야 하는 절차를 어기고, 임의대로 보조기둥 하부의 앵커볼트를 4개에서 2개로 줄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감리 단계에서도 감리사가 현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감리보고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렇게 부실하게 체육관을 지은 상태에서 코오롱그룹 계열인 마우나오션리조트 쪽은 도로·주차장은 제설하면서 체육관 지붕 제설은 하지 않았다. 또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를 대행한 업체는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 법률'의 산출 공식에 적정 수용 한도인 260명보다 훨씬 많은 537명을 체육관에 들이면서도 안전관리 요원은 배치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주/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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