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화학무기 전량 폐기.. 시리아는 ?

인지현기자 2014. 2. 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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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도 아래 3개월간 작업 "치안 불안상태서 고무적인 일"

리비아에 남아 있던 마지막 화학무기가 전량 폐기되면서 지연되고 있는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3일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11년 사망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원수가 비축해 뒀던 화학무기가 지난주 미국의 주도하에 전량 폐기됐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리비아 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동안 수도 트리폴리로부터 640㎞가량 떨어진 사막에서 마지막 화학무기 비축분을 폐기하기 위해 긴밀하게 공조해 왔으며 그 결과 지난 1월 26일 작업을 완료했다.

리비아 화학무기의 경우 카다피가 지난 2004년 전격적인 포기를 선언하면서 대부분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2011년 말 그가 사망한 뒤 리비아를 찾았던 국제조사단에 의해 상당량이 그대로 남아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발견된 화학무기는 대형 컨테이너에 담겨 있는 화학물질 형태가 아니라 이미 미사일이나 포탄에 담겨 무기화된 형태였다. 이러한 화학무기를 폐기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던 리비아는 미국과 유럽에 도움을 요청했고 미국 정부는 내전으로 황폐화된 리비아 내 화학무기 폐기시설의 재건 등 초기 작업에서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캐나다가 리비아에 자금을 지원하고 독일이 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국제사회의 공조가 이뤄졌으며 독일과 스웨덴 등지에서 훈련받은 리비아 전문가들이 작업에 참여했다.

특히 미국은 이 과정에서 수백 개의 화학무기 미사일 및 폭탄을 이동시키기 위한 수송 기술 등을 리비아에 제공했고 이는 시리아 화학무기 제거 방안 구상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기구 전문가들은 리비아에 남아 있던 마지막 화학무기의 경우 시리아에 비하면 적은 양인 데다가 위험성도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확보한 기법들이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프로그램의 모델이 됐다고 평가했다.

국제녹십자의 무기관리전문가인 폴 워커는 "리비아의 화학무기 파괴 작업은 기후와 지정학적 요인, 테러조직들의 위협 등을 감안하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굉장히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리비아 화학무기 폐기는 시리아 사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무장단체의 난립으로 극도의 치안 불안 상태인 리비아에도 고무적인 일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유엔이 지난해 9월 채택한 결의안에 따르면 시리아의 핵심 맹독성 화학무기는 2013년 12월 31일까지, 위험성이 덜한 나머지 화학무기는 오는 5일까지 국외로 반출돼야 하며 최종적으로는 2014년 6월 30일까지 전량 폐기돼야 한다.

그러나 내전 격화와 기상 문제 등으로 인해 국외로 이송된 화학무기 물량이 극히 적은 데다 속도도 느려 최종 폐기시한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화학무기 폐기 일정이 필요 이상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 역시 시리아 정부에 화학무기 이송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을 촉구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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