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정치 인사이드] '세월호 침몰' 6·4지방선거 중대변수로

김영선 2014. 4. 20. 17: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 '책임론' 역풍 불까 긴장… 일각선 선거 연기론도

6·4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터진 진도 여객선 침몰참사가 선거판세를 좌우하는 주요 독립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대형참사 영향으로 경선, 선거운동, TV토론 등 모든 선거일정이 올스톱된 가운데 일각에선 선거일정 자체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대두되고 있다.

선거 자체가 블랙홀로 빠지면서 선거에 나선 후보와 정당들은 겉으로 드러내진 못하면서도 선거 지연에 따른 향후 판세변화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초선거 '무(無)공천' 논란으로 상당한 시간을 허비한 야당은 공천 작업을 속히 마무리지어 여당과 균형을 맞춘다는 방침이어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여객선 침몰사고의 여파가 길어질 경우 집권여당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 후보들은 변수가 많은 경선 일정 속에 5월 황금연휴기까지 겹쳐 선거전략에 혼선을 빚고 있다.

■'침몰참사' 선거판세 후폭풍

지방권력 탈환을 외치며 새정치민주연합에 비해 일찌감치 선거전 시동을 걸었던 새누리당은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가 발생하면서 말 못할 속앓이 중이다. 서울 수도권 등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과 맞서기 위해선 하루라도 빨리 경선을 끝내고 본선 준비를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20일 기자와 만나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적지않은 시간이기 때문에 선거운동은 중단했지만 마음의 여유가 사라졌다"면서 "경선 결과가 늦어지고 준비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본선 대결이 힘들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또 당내 주요 지역 후보들이 경선을 통해 여론몰이를 하며 뒤처졌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었던 점도 새누리당에선 아쉽게 생각하는 대목이다. 실제 최대 격전지인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지지율이 최근 가파르게 올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줄어들거나 역전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반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대외적인 선거활동은 자제하면서 늦어진 기초선거 공천작업을 하루빨리 완료한다는 계획이어서 불리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간을 어느 정도 벌었다"면서 외부 활동은 자제하는 대신 지역별 공천작업은 속도를 붙이겠다는 뜻을 전했다.

여객선 침몰사고가 양 진영에 어떤 유불리를 가져다 줄지도 정치권의 관심사다. 국정원·검찰 개혁 등 새누리당을 압박하던 이슈들이 한순간에 묻히면서 여당에 유리한 지형이 조성됐다는 소수의 의견과 함께 잇따르는 참사를 토대로 정부·여당의 안전불감증을 공격할 수 있어 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됐다는 계산도 나오고 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은 "박근혜정부의 무능력, 무책임, 무감각 등 이른바 '3무(無)'가 초래하는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기도 했다.

■"황금연휴 공백" 후보 간 희비

여객선 침몰사고에 따른 실종자 구조 상황이 녹록지 않은 데다 선체 인양 작업도 한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피해자 애도 국면은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때문에 일각에선 선거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현재 폭풍전야의 상황으로 이후 상황 예측을 거론하는 것 자체도 불가능하다"며 "일반적인 정치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야가 합의해 부칙을 만들면 선거 날짜를 옮길 순 있다. 그러나 이미 정해진 선거일정대로 온 데다 일정을 미룰 경우 이에 따르는 추가비용도 만만치 않아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선거 열기가 사그라지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요인도 여야에게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특히 일부 지역 경선의 경우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이 겹친 황금연휴 이후에 치러져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치열한 경선을 통해 본선에서도 흥행을 유도하는 이른바 '컨벤션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일반적으로 50%선을 기록하던 지방선거 투표율이 이번엔 최악의 경우 30% 수준에 그칠 수 있다"며 "국민들이 정부는 물론 무능력한 정치권 전체를 비판하고 이는 고스란히 투표율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정 연기에 대한 후보 간 유불리 해석은 조금씩 다르다. 여타 후보에 비해 앞서나가던 주자의 경우 속전속결로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잃어 아쉬워하는 반면 이를 뒤쫓던 후보들은 숨을 고르는 동시에 인지도를 높이는 시기가 될 수 있어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때문에 향후 후발주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김영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