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실수가 선거 망친다'..새정치연합, 설화(舌禍) 주의보

배민욱 입력 2014. 4. 20. 10:36 수정 2014. 4. 2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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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에 설화(舌禍) 주의보가 내려졌다. 뜻하지 않은 '말실수'하나가 지방선거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각종 선거전마다 설화로 곤혹을 치렀던 경험이 있지만 특히 새정치연합은 트라우마(?)가 커 그만큼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과거 선거전을 살펴보면 새정치연합은 설화로 인해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 과정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은 총선 결과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다.

정 의장은 당시 "60~70대는 투표를 안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시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 의장측에서는 "20~30대의 투표율 독려를 위해 한 발언"이라며 오해를 하지 않기를 당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 발언은 노인층의 분노를 촉발시켰고 곧바로 적대적 표심으로 연결됐다. 여권에 공세 빌미도 제공함으로써 선거패배의 벼랑끝까지 몰리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역풍이 없었다면 총선 승리는 어려웠을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갑 지역구에 출마한 김용민 후보의 발언도 큰 파장을 야기했다.

당시 김 후보는 방송에서 지나친 성적 발언과 욕설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여권과 시민사회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

선거전 초반 상대 후보보다 앞선 지지율을 보였던 김 후보였지만 막말 파동을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김 후보는 눈물을 흘리며 과거 발언을 사죄했지만 결국 선거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같은 교훈 탓인지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설화에 매우 민감하다.

김한길 공동대표가 최근 북한 무인기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정청래 의원 등을 상대로 구두경고를 하는 등 입단속에 나선 것도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김 공동대표는 최근 의원총회에서 "우리당 소속 국회의원 한명 한명의 발언은 당론이 아닐지라도 당의 메시지로 국민에게 전달된다"며 "특별히 선거를 앞두고 있는 때인 만큼 표심에도 그 영향을 크게 미친다. 언행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새정치연합은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와 관련해서도 극도의 몸조심을 하고 있다.

정치일정을 전면중단하며 사고수습과 대책마련에 주력하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 이외의 현안 브리핑도 자제하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기피대상이다.

대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다가는 바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게 이유다. 무리한 정치공세나 돌출발언·행동이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내부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장하나 의원이 트위터에 올린 "당장 현장으로 달려가고 싶다. 선내 진입 등이 이렇게 더뎌도 될까. 이 정도면 범죄 아닐까."라고 한 내용이 큰 파장을 낳으면서 당은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역대 선거에서 보면 여당은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하지 않지만 우리는 고비고비마다 말실수 등으로 위기를 자초했다"며 "실수를 줄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역시 과거 선거를 보면 뜻하지 않은 '실언'으로 전세가 역전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젠 누가 실수를 안 하느냐의 싸움도 중요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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