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게 엎드린 정치권

입력 2014. 4. 18. 20:20 수정 2014. 4. 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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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새누리, 선거 함구령까지 내려

야당, 역풍 우려 정부 추궁 자제

진도 해역 여객선 참사를 맞아 일체의 정치 일정을 중단한 여야는 몸을 잔뜩 낮춘 채 이번 참사가 어떤 정치적 영향을 미칠 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에 어떤 역풍이 불어닥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당이 앞장서 정부를 비판하고, 야당은 오히려 정부 비판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18일 매주 금요일 열리는 주요당직자회의 대신 '세월호 사고대책특위' 첫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전남 진도 현장을 다녀온 의원들이 '구조 작업 과정에서 정부 부처 간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사고 수습 초기 단계에서 불거지고 있는 지휘체계 혼선과 안이한 현장 대처 등 난맥상이 이어질 경우, 민심이 급속히 이반할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에 앞서 6·4 지방선거 관련 사안에 대해 일체 함구령을 내리고 사고 대책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지방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단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경선 일정을 일주일씩 미뤘지만, 언제부터 선거 운동을 재개해야할지 가늠하기 조차 힘든 상황이다. 다음주 초 예정했던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도 미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여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어느 누구도 드러내놓고 이런 고민조차 토로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많이 희생당해) 경기지사 선거 판세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한 광역단체장 후보 캠프 관계자는 "정쟁이나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게 최대한 낮은 자세로 선거전에 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야당도 조심스럽다. '인재' 성격이 강한 사고임에도 정부에 대한 책임 추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피해자 가족과 국민들이 비탄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자칫 참사를 정쟁에 이용한다는 비난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큰 탓이다. 새정치연합은 소속 의원들에게 에스엔에스(SNS) 활동을 자제하고 현장 방문할 때는 언행에 주의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는 '반성'과 '협력'에 무게가 실린 지도부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이날 최고위원 및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를 주재한 안철수 공동대표는 "국민 안전을 위해 정부가 노력한다면 우리도 200%, 300%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이와 별도로 개별 의원 차원에서 다음주 열릴 관련 상임위원회를 앞두고 해당 부처와 기관에 자료를 요청하는 등 정부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할 준비도 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일각에선 상임위로는 부족하니 청문회 개최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김수헌 이세영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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