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박 대통령이 출마 권유.." 폭탄 발언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66)가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제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6·4 지방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이어서 선거중립의무 위반 등 논란이 예상된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시골 촌사람을 서울에 올려보내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만들어줬던 대한민국에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어 출마를 결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애쓰셨던 많은 분들이 6·4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을 교체해야 박근혜 정부가 순항할 수 있는데, 적합한 사람이 '김황식이다' 해서 출마해달라고 권유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박 대통령께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참으로 참담한 마음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힘들어 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찬 바람 속에서 언발 동동 구르며 만들었던 박 대통령을 저희가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인 이혜훈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 발언은) 핵폭탄 아니냐.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 당 대표가 아니라 나라의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선거 중립에 엄정한 의무를 지고 있다"면서 "(김 전 총리는) 지금 누구를 탄핵 위기로 모는 발언을 한 것 같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누구에게 출마를 권유하면 탄핵되는 것 모르시냐"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선거중립을 위반해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저를 도와주는 분들이 대통령 당선을 위해 헌신한 분들이고, 대통령의 그와 같은 생각을 받아서 한 것 아닌가 짐작한다"며 "그 이상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즉각 '선거 개입'이라며 반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철저한 사실관계 규명과 박 대통령의 입장을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김 후보 발언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은 명백하게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박 대통령은 김황식 후보가 자백한 선거개입 여부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면서 "그 뒤 국민의 준엄한 판단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병한·구교형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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