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기초공천 '회군'..다시 평평해진 6·4 지방선거
여야 모두 대선공약 파기…'2개의 룰' 초유 사태는 피해
野 1년여 혼선끝 결국 제자리…신당 창당 최대명분 실종
安 표방한 '새 정치' 타격…安-金 공동지도부 리더십 위기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야권이 기나긴 혼선 끝에 결국 10일 기초단위 무(無)공천 대선 공약을 철회함으로써 이번 6·4 지방선거는 여야 모두 정당공천을 하는 기존 규칙대로 치러지게 됐다.
이에 따라 여당은 후보 공천을 하고 야당은 공천하지 않는 '2개의 룰 선거'라는 초유의 사태는 피하면서
지방선거의 운동장은 다시 평평해졌다.
그러나 여야 모두 기초 무공천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특히 여권의 대선 공약 파기를 줄곧 비난해왔던 야권은 지방선거 목전에서 기존 입장을 180도 바꿔 기초 공천을 하는 쪽으로 전격 '회군'함으로써 명분 보다는 실리 쪽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는 '새 정치'를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온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 대표에게도 적지않은 정치적 타격을 줄 전망이다.
아울러 안 대표가 이끌던 정파(옛 새정치연합)와 옛 민주당의 결합을 통한 신당 창당의 외형적 명분이 '기초 무공천'이었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실망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많다.
또 이날 발표된 당원 투표-국민 여론조사 결과에서 공천 유지 여론이 높았다는 점은 현 지도부가 민심과 당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불러오면서 '안-김 투톱 체제'도 리더십의 위기를 맞게 됐다.
반대로 신당 창당 이후 주류의 자리를 내주는가 했던 야당 내 친노(親盧·친노무현)는 이번에도 기초공천으로 회군을 관철해내는 강력한 추진력과 응집력을 재확인시키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약속 파기' 비난에 시달려왔던 새누리당은 이처럼 야권이 명분상 수세에 몰리자 오랜만에 잡은 '정치적 호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총공세에 나섰다.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정치연합은 '무공천이라는 대국민약속을 지키는 것이 새 정치의 본질이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신당을 창당했다'고 말해 온 이상 이에 대한 대답을 국민에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 정치'는 완전히 땅에 묻혔다. 새 정치라는 이름으로 더는 국민을 기만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안 대표는 국민과 당원을 무시하고 독불장군식으로 무공천을 고집하며 정치판을 어지럽게 만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야당도 기초 무공천 대선 공약을 파기함으로써 홀로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정치적 부담을 어느 정도 벗게 됐다.
그러나 새누리당도 대국민 약속을 깬 것 자체는 잘못인 만큼 야당의 기초공천 회군 이후 판세를 당분간 조용히 지켜보면서 선거 전략을 가다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모두 정당 공천을 하기로 하면서 이번 지방선거 판세도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기초단위에도 소속 정당 후보를 내보낼 수 있게 됨으로써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새 정치'라는 야당의 명분을 지지한 유권자들도 없지 않았던 만큼 아직 여야 각당의 유불리를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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