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최경환 랠리'가 지속가능하려면

곽인찬 입력 2014. 7. 29. 17:00 수정 2014. 7. 29. 17: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양·배당 정책에 증시 환호, 구조개혁 없으면 거품 우려

증시가 후끈 달아올랐다. 29일 코스피는 2061.97로 마감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16일)한 뒤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3년째 2000에서 오르내리던 코스피가 드디어 지루한 박스권을 탈출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단순 서머랠리는 아닌 듯하다. 해마다 펀드매니저들이 여름 휴가 전에 대거 주식을 사들이면 주가가 반짝 반등한다. 올해는 여기에 최경환 효과까지 더해졌다.

최 부총리는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겠다"고 공언했다. 더불어 채찍과 당근을 동원한 화끈한 배당 유도책도 도입했다. 투자·배당·임금으로 쓰고 남은 사내유보금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기업소득 환류세가 채찍이라면, 대주주 배당금을 분리과세해 낮은 세율을 매기려는 움직임은 당근이다. 정부는 소액주주 배당에 물리는 세율도 현행 14%에서 한자릿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신바람이 났다. 기업이 배당률을 높이면 최대 수혜자는 외국인이다.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5% 수준으로 금액은 총 430조원에 이른다. 최 부총리의 배당정책이 발표된 뒤 외국인들은 '바이 코리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주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 1위는 한국이 차지했다. 저배당으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사실 '최경환 랠리'는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대재앙에도 불구하고 현재 1만7000선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주도한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증시 활황의 밑거름이 됐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다우지수의 복사판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선출될 당시(2012년 9월) 닛케이지수는 8000선에 머물렀으나 지금은 1만5000대를 훌쩍 넘어섰다. 최 부총리는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최 부총리는 단호한 모습이다. '최경환 랠리'는 그 결과물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인위적인 부양에 편승한 강세장엔 늘 거품 논란이 따른다. 비관론자로 유명한 '닥터 둠' 마크 파버는 28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뉴욕증시가 10월까지 20∼30%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에서도 아베노믹스에 대한 지지율이 50%를 밑돌면서 거품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증시는 2·4분기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 속에 주가만 오르는 미스매치가 나타났다. 거품·과열 우려를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이다. 그 점에서 통화·재정 확대에 치우친 아베노믹스는 썩 본받을 게 못 된다.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No pain, no gain)고 했다. 최 부총리가 늘 명심할 격언이다.

☞ 공식 SNS계정 [페이스북][트위터]| ☞ 파이낸셜뉴스 [PC웹][모바일웹]| ☞ 패밀리사이트 [부산파이낸셜뉴스][fn아이포커스][fn아트]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