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 2차관 등 고위직 대거 승진·이동, 인사 적체 해소… 대규모 인사 예고

정부가 25일 단행한 13명의 장ㆍ차관급 인사에 기획재정부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그간 유례없는 인사 적체로 홍역을 앓던 기재부에 숨통이 확 트이게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막강한 힘이 인사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특히 대규모 후속 인사를 통해 기재부에 확고한 '최경환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차관 인사에서 큰 관심 중 하나가 기재부 1, 2차관의 유임 여부였다. 옮길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1명은 유임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됐지만, 결국 둘 다 이번 인사에 포함됐다. 추경호 1차관은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으로 영전하면서 최 부총리와 호흡을 맞추게 됐고, 이석준 2차관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으로 이동했다.

두 차관 만이 아니라 1급들 역시 외부 차관급 자리를 차지했다. 김낙회 세제실장은 관세청장, 김상규 재정업무관리관은 조달청장으로 승진했다. 기재부 내부에서는 이전 조달청장이 내부 승진 케이스였다는 점에서 조달청장 자리를 찾아온 것이 최 부총리의 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이 빠져 나가면서 인사 폭도 자연스레 커졌다. 1차관 자리에는 기재부 출신인 주형환 청와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2차관에는 방문규 예산실장이 승진 이동했다.

대규모 후속 인사가 이어질 수 있게 된 기재부 직원들은 잔뜩 들뜬 분위기다. 우선 이날 인사로 공석이 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자리에는 정은보 차관보, 최상목 정책협력실장 등이 거론된다. 또 최원목 기획조정실장은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로 내정돼 있는 상태. 이들을 포함하면 최소 5자리 이상의 1급 자리가 비게 된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현오석 전 부총리 시절 꽉 막혀있던 인사가 한꺼번에 확 풀리게 됐다"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폭으로 인사가 단행된 것을 보면 최 부총리의 파워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