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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의 경제정책 청사진이 25일 발표됐다. 2기 경제팀은 우리경제가 '저성장ㆍ저물가ㆍ경상수지 과다 흑자에 자산시장 부진, 급속한 고령화의 패턴을 보인 1980년대 일본과 흡사한 상황이라고 보고있다. 현 상황을 조속히 반전시키지 못할 경우 성장과 물가, 수출과 내수, 가계와 기업 모두가 위축되는 축소균형에 빠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우려가 있다는 인식이다. 일본은 당시 경기침체를 경기순환상 일시적 부진으로 여겨 통상적 대응을 했다가 장기침체의 늪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기존 정책을 뛰어넘는 새로운 발상과 과감한 정책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기본적인 시각이다.

새 경제팀이 이번에 내놓은 경제정책의 키워드는 내수활성화, 민생안정, 경제혁신 등 3대 과제다. 최 부총리가 '체감경기 회복'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건 만큼 내수활성화와 민생안정을 강조한 것은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러나 각론에서는 파격적 방안이 많다. 내수 활성화 부문에서는 40조원 내외의 재정ㆍ금융 지원, 기업 이익이 가계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가계소득확대세제 도입 등이 눈에 띈다. 재정지출 확대는 내수활성화의 마중물 격이다. 하반기에 40조원을 쏟아붓고 내년 예산도 최대한 늘려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맞물리면 '한국판 양적완화'의 효과가 배가될 것 이라는 기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조원의 세수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재정건전성이 우려되긴 하지만 재정확대가 경기활성화로 이어진다면 세수증대의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번 시도할 만 하다.

내수활성화 대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가계소득확대를 위해 도입한 기업소득환류세제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사내유보금 과세를 대체해 내놓은 방안이다. 재계의 반발을 불러왔던 기존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는 않는 대신 앞으로 발생하는 기업 이익을 대상으로 한다. 2~3년의 기간을 두고 기업이 이익을 투자나 인건비, 배당으로 쓰지 않으면 남은 부분 중 일정 부분을 법인세로 추가과세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적용대상이 소수의 우량기업일 수 밖에 없어 가계부채에 고통받는 다수 근로자들의 소득 증대로 연결되기에는 역부족이다. 새 경제팀이 이 부분의 해결을 위해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민생안정의 역점사업으로 내세우긴 했다. 임금의 일부를 지원해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이 문제는 여야와 노사정의 대타협 없이는 의미있는 성과를 이뤄내기 어렵다. 최 부총리의 정치적 역량이 여기서 십분 발휘돼야 할 부분이다.

새 경제팀의 정책방향이 경제회복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근시안적 처방이 다수를 이룬다. 재정적자를 감수한다거나 기업 몫을 가계쪽으로 배분하는 방식 등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다. 새 경제팀이 우리 경제의 체질을 튼실하게 바꾸는 근본 처방에도 능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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