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20대 깨운 한마디.."안녕들하십니까" 열풍 왜?

신희은 기자 2013. 12. 1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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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세대' '88만원 세대' 이어 '안녕세대' 뜨는 이유

[머니투데이 신희은기자]['촛불세대' '88만원 세대' 이어 '안녕세대' 뜨는 이유]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부착되고 며칠 뒤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대학교 캠퍼스의 모습. 수많은 대자보가 게시판과 벽에 붙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 고려대 재학생이 작성한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가 전국 대학생과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88만원 세대'의 숨겨져 있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맞았지만 여전한 경기침체와 취업난 등 경제적 여건에 '철도 민영화''국가정보원 선거개입''밀양 송전탑'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가 만나며 젊은 층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안녕들하십니까' 한마디에 잠자던 20대가 깨어났다

지난 10일 고려대 경영학과 2008학번 주현우씨(27)는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직접 쓴 대자보를 학내 정경대 후문에 내걸었다.

주씨는 대자보에서 "하루 만의 파업으로 수 천 명의 노동자가 직장을 잃었다.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4000여 명이 직위해제됐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징계라니 '법'에 '파업권'이 없어질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88만원 세대라는 우리는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 집을 지키고 매 수능을 전후해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았다. 저는 다만 묻고 싶다. 안녕들 하십니까,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라고 반문했다.

주씨의 대자보는 학내 재학생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안녕하지 못하다'는 학생들의 답글이 주씨의 대자보 주변에 줄줄이 내걸리기 시작했고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전국 주요 대학과 고등학교 학생들도 대자보 행렬에 동참하고 나섰다.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페이지(facebook.com/cantbeokay)에는 주씨에 공감하는 15만5000여 명이 '좋아요'를 눌러 공감을 표했다. 페이스북 회원 300여 명은 전날 오후 시청 '밀양 고 유한숙 어르신 추모제'에 이어 서울역 '철도 민영화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취업난·소통부재·불안이 낳은 현상

대자보 한 장이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낸 데는 젊은 세대가 갖고 있던 '불안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가중된 취업난에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스펙쌓기 등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젊은 세대의 불안이 투영됐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고용률 70% 달성'을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청년고용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젊은층이 느끼는 취업난은 여전히 심각하다. 여기에 금융위기 이후 양질의 일자리가 줄고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과정을 가정에서 직접 목격해 왔다는 점도 세대적 특징이다.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이슈에 대해 '강경 대응' 일변도인 정부에 대한 불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이나 밀양 송전탑 논란도 '소통'보다는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존 학생단체가 아닌 학생 개인이 '안녕들하십니까'라는 감성적인 반문으로 무겁지 않게 관심을 이끌어낸 부분도 눈에 띄는 점이다.

오프라인에서 촉발된 현상이 온라인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사회현상'의 하나로 자리 잡는 양상은 2008년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에 반대하기 위한 광우병 촛불집회나 18대 대선 투표참여 독려운동 등과도 닮아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얼마나 지속될지,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이끌어낼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철도노조·코레일 "우리도 안녕 못해"

'안녕들하십니까'가 단시간에 이슈로 부각되면서 철도파업 현장에서도 이를 서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김명환 전국철도노조위원장은 지난 14일 고려대를 직접 찾아 '학생여러분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김 위원장은 대자보를 통해 "여러분과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다"며 "철도노동자들의 투쟁에 어떤 어려움이 닥쳐온다 해도 안녕하지 못한 세상에 조금이라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면 기꺼이 그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철도노조와 대립 중인 코레일 최연혜 사장도 15일 서울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들은 (철도노조) 불법파업으로 안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높은 청년실업에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코레일 직원들이 파업하는 것을 젊은이들이 어떻게 보겠느냐"며 "대학교 벽보 등 일부에서 직위해제가 엄청난 수의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직위해제는 해고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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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희은기자 gor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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