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레드셔츠' 폭력시위 대비 '육탄전' 훈련

2014. 4. 2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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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 가상의 적을 향해 발로 차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와 그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현 총리가 이끄는 정부를 지지하는 이른바 '레드셔츠' 시위대원들이 21일 태국 동북부 나콘랏차시마 체육관에 모여 시위 도중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폭력사태 대비한 자기방어, 육탄전 훈련을 했다.

여성 대원들도 합류해 응급 구호, 음식 나르기, 자료 정리 등의 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왕실, 군인, 관료 등 노란색으로 상징되는 기득권 계층에 반대하고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한다는 뜻에서 붉은 옷을 입어 '레드셔츠'로 불린다.

민주주의수호자원단(DPVG)라고 명명된 이 시위대원들은 레드셔츠들 중에서도 시위대 방어와 보호 임무를 수행하며 지원자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20일부터 이틀동안 친정부 세력이 강한 나콘랏차시마에서 1만5천명 가량 모여 민주주의 강의와 폭력사태 대처 훈련을 받았다. 군대식 규율, 스마트폰을 이용한 신속한 통신 등에 대한 교육도 받았다.

이번 훈련은 잉락 총리의 해임이나 탄핵으로 이어질 수 있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국가반부패위원회(NACC)의 조사 결과를 앞두고 열렸다.

헌재나 NACC가 잉락 총리의 낙마로 이어질 수 있는 결정을 내릴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사전 경고이자 힘의 과시인 셈이다.

레드셔츠들은 이달 초에도 1천여명의 자원자들을 모아놓고 시위 때 발생할 수 있는 싸움에 대비한 훈련을 벌였다.

레드셔츠 지도부는 이 훈련들은 시위 때 자기 방어를 위한 것이며 결코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사훈련을 연상시키는 친정부 진영의 이 같은 집회는 정정불안 속에서 친정부 시위대와 반정부 시위대의 충돌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 2006년 탁신 전 총리가 쿠데타로 실각한 뒤 정정불안이 계속되고 시위가 끊이지 않는 태국에서는 시위 때 폭력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이번 시위 사태에서도 20여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다.

폭력사태가 잦자 친정부와 반정부를 막론하고 시위대는 자체 경비대를 두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인 국민민주개혁위원회(PDRC)가 거느린 자체 경비대는 1천∼2천명에 달한다.

시위대 경비조직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무기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동안 시위에 발생했던 총격, 수류탄 공격 등이 이를 방증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레드셔츠들은 헌재나 NACC가 잉락 총리를 몰아내면 이는 선거로 구성된 민주정부를 사법적으로 무너뜨리는 '사법적 쿠데타'에 해당한다며 앞으로 정국 전개에 따라 7만여명이 참여하는 훈련을 또다시 열겠다고 공언했다.

'이산 지방의 람보'로 불리는 수뽄 아따왕 DPVG 지도자는 21일 헌재가 잉락 총리를 몰아내는 결정을 내리면 수도 방콕을 향해 진격하겠다고 밝혔다.

레드셔츠들은 그동안 폭력사태 방지를 위해 반정부 시위대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을 피해왔다. 그러나 잉락 총리가 해임되거나 탄핵되면 친-반정부 시위대의 충돌과 폭력사태 발생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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