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영화표 3만장에 월드컵 무료 시청까지

2014. 6. 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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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타이 군부, 쿠데타 반대 여론 무마하려 '3S 정책' 펼쳐

미니스커트 여성들 춤추는 축제도 시내 곳곳에서 개최

'3S 정책'(영화(screen), 스포츠, 섹스 또는 스피드를 통한 우민화 정책)의 종합판?

타이 전역에서 주말인 15일 타이 군정 당국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가 제공하는 공짜 영화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한꺼번에 극장에 몰려드는 일이 벌어졌다고 현지 언론 <네이션> 등이 16일 보도했다. 타이 군부는 지난 5월22일 쿠데타 선언 이후 '타이에 행복을 돌려준다'는 구호 아래 각종 선심성 정책을 펼치며, 쿠데타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타이 군부는 '나레수안 왕의 전설'이라는 영화의 공짜 티켓 3만여장을 전국에 배부했다. 나레수안 왕은 1590년에서 1605년 아유타야 왕조 시대에 타이를 통치한 이다. 영화는 애국주의를 고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사람들이 공짜 티켓을 얻기 위해 새벽 6시부터 줄을 섰다고 <네이션>은 전했다. 하지만 준비한 티켓이 금방 바닥이 나서 곳곳에서 혼란이 벌어졌다. 방콕 센트럴 랏 프라오 백화점에서 공짜 티켓은 15분 만에 바닥났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방콕의 대형 쇼핑몰인 시암파라곤에서는 준비한 공짜 좌석 243개가 동나자 극장이 공짜 티켓 243개를 추가로 준비했지만 이마저도 금방 바닥났다. 공짜 티켓을 받지 못한 일부 사람들이 항의하고 나섰고, 군인들이 나서고 나서야 조용해졌다고 <네이션>은 전했다. 극장 주변에는 공짜 영화 상영 도중 쿠데타 반대 시위가 있을 것에 대비해 경찰도 배치됐다. 시암파라곤은 공짜 티겟을 더 줄 수 없게 되자, 상영중인 모든 영화 티켓 가격을 이날 220바트에서 130바트로 할인된 가격에 팔았다. 그래도 공짜나 할인된 티켓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제값을 내고 티켓을 사기도 했다고 타이 언론들이 전했다.

국가평화질서회의는 이달 초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이 1시간 만에 직접 노랫말을 썼다는 '타이에 행복을 돌려준다'는 노래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프라윳 총장은 "나처럼 타이 국민은 (타이 정치분열이 심화된) 지난 9년 동안 별로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쿠데타가 일어난) 5월22일 이후 행복이 왔다"고 말했다. 이달 초 민주화기념탑 등 방콕 시내 곳곳에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이 춤을 추는 축제를 열었다. 이 축제 현장에 가면 말도 직접 만져볼 수 있고, 공짜 밥과 공짜 이발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국가평화질서회의는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자 애초 유료 텔레비전을 통해 시청할 수 있었던 월드컵 경기 중계를 군부가 개입해 전 국민이 무료로 볼 수 있게 했다. 원래는 미디어 그룹인 아르에스 피시엘(RS PCL)이 브라질 월드컵 경기는 타이 방영권을 구입했는데, 타이 군부의 개입으로 개막 직전 온국민이 무료 시청할 수 있게 됐다. 타이 방송통신위원회는 아르에스 피시엘에 4억2700만바트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는 아르에스 피시엘이 원래 유료 시청으로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했던 7억660만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액수다.

틴티난 퐁수디라크 타이 출라롱콘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쿠데타 뒤 군부의 선전활동이 이전 쿠데타들에 비해 매우 집중적"이라며 "이전 쿠데타 때는 대중의 기대와 언론의 감시가 이번처럼 넓고 강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시엔엔>(CNN)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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