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2주내 접수할 수 있다".. EU 집행위원장에 협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2주 안에 접수할 수 있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또 핵무기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우크라이나가 주장했다. 러시아의 지속적인 군사 개입에 대응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4000명 규모의 신속대응군 창설을 추진 중이다.
◇"2주 안에 접수할 수 있다"=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게 "내가 마음만 먹으면 2주 안에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를 접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일 보도했다. 바호주 집행위원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던 중 푸틴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했다고 공개했다. 파장이 커지자 푸틴 대통령의 외교담당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는 "대통령 발언이 문맥을 벗어나 매우 다른 뜻으로 전해졌다"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러시아의 협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발레리 겔레테이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러시아가 비공식 채널을 통해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계속되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위협했다"고 공개했다. 겔레테이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유럽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보지 못했던 '대전(Great War)'을 치르고 있다"며 "이 전쟁에선 희생자가 수백, 수천 명이 아니라 수만 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도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2차대전 발발 75주년 기념연설에서 "러시아 때문에 유럽의 안정과 평화가 다시 위험에 빠졌다"고 말했다.
◇나토, 4000명 규모 신속대응군 창설=러시아가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벌이자 나토는 회원국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신속대응군 창설을 모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는 현재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신속대응군은 육·해·공군을 포함해 4000명 규모로 어떤 회원국이든 48시간 이내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특징이라고 NYT는 소개했다. 기존 나토 신속대응군은 병력 배치에 5일이 걸렸다.
아울러 이번 신속대응군은 28개 나토 회원국 순환배치를 원칙으로 한다. 러시아가 공세를 확장하고 있는 발트해 연안국에 영구주둔을 하지 않고 순환주둔을 하는 이유는 나토와 러시아가 맺은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 때문이다. 조약에 따르면 나토는 동유럽이나 발트해 연안국에 군사력을 배치할 수 없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4∼5일 영국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신속대응군 창설 등이 담긴 '준비태세 실행계획(The Readiness Action Plan)'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에는 동유럽 지역에 군사 장비와 물품을 비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NYT는 전했다. 나토의 세력 확대에 러시아도 4년 전 채택한 '군사독트린'을 수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하일 포포프 러시아 국가안보위원회 부서기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의 확대와 미사일방어(MD) 체계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대외정치 요소로 군사독트린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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