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유럽에 첫 전투병력 파견..러도 우크라 접경 군사훈련 대응

입력 2014. 4. 24. 20:20 수정 2014. 4. 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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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우크라 놓고 동-서 군사대치 본격화

미 공수부대 연합군사훈련 참여

러, 무력개입 내비치며 강력반발

러시아 전투기 나토국 영공 접근나토 회원국도 전투기 발진 맞불우크라정부는 무장세력 진압 재개

미국이 러시아 코앞의 옛 동구권 국가에 사상 처음으로 군사훈련을 위한 전투병력을 보냈다. 이에 맞서 러시아도 24일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군사훈련에 돌입하며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군사대치로 치닫고 있다.

미 육군 공수부대원 150명이 연합 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23일 폴란드 북서부 시비드빈에 도착했다. 미국은 며칠 안에 추가 병력 450명도 파견할 예정이다. 이 병력들은 이탈리아 비첸차에 주둔중인 미군 제173 공수여단 전투부대 소속이다. 이들 병력은 폴란드뿐만 아니라 과거 소련 연방에 속했던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에서 열리는 연합 군사훈련에도 참가한다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훈련은 약 한달간 지속된다.

스티븐 멀 폴란드 주재 미국대사는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틀 안에서 폴란드에 대한 안전 보장을 재확인할 숭고한 의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가까운 동구권 국가에서 연합 군사훈련을 벌이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위협을 느끼는 동구권 국가들을 향해 안전 보장을 강조하려는 조처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신문은 우크라이나 분쟁이 동구 공산권 붕괴 뒤 형성된 이 지역 국가들의 '신성불가침의 국경선'을 포함해 냉전 이후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나토의 결의에 대한 시험대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나토 회원국인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도 23일 러시아 전투기가 자신들의 영공에 접근한 데 대응해 전투기들을 발진시켰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 전투기가 이날 스코틀랜드 북부에 접근하는 것을 포착했으며, 영국 전투기들이 발진하자 곧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군 간부들도 자국 전투기들을 긴급 발진시켰다고 확인했다. 영국 주변 해역에서도 영국 해군 전함이 러시아의 구축함을 추적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영국 국방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나토의 군사훈련 등을 비난하며, 24일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남서부 지역에서 오늘부터 육군과 공군이 참여하는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유혈 충돌이 벌어지고, 나토가 폴란드에서 군사훈련을 해 러시아도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군사훈련 발표는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슬라뱐스크에서 정부군이 무장세력이 설치한 검문소 3곳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해 무장세력 5명가량이 숨진 뒤에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키예프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군사작전을 시작했다면 매우 중대한 범죄"라며 "그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자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이 '쇼'를 하고 있다고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러시아인들이 공격받는 것은 러시아연방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를 2008년 조지아(그루지야)전쟁 때와 비교해, 당시처럼 무력 개입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만약 우리의 합법적 이익과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들의 이익이 남오세티야 때처럼 직접 공격받는다면, 국제법에 따라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방안을 찾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08년 러시아계 주민이 다수인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가 조지아에서 분리독립할 때 무력 개입해 조지아와 전쟁을 벌였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가 무력 개입을 시사한 것은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유혈 충돌이 계속되면서 무장세력들의 무장 해제를 약속한 미·러·우크라이나·유럽연합 4자의 제네바 합의는 사실상 휴짓조각이 되고 있다. 일본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러시아가 제네바 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음을 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가 준비됐다고 덧붙였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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