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눈엣가시 인물 존 테프트..美, 주러대사 낙점

2014. 4. 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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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대사 역임했던 반러 성향오바마, 옛소련봉쇄 전략 다시 꺼내

미국 정부가 러시아를 상대로 냉전시대 때 구사했던 '봉쇄 정책' 카드를 다시 가다듬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소련의 팽창주의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취했던 봉쇄 전략을 최근 상황에 맞도록 업그레이드한다는 복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를 정치ㆍ경제적으로 고립시킴으로써 팽창 야욕을 주변 지역에 국한시키는 전략을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사실상 러시아를 '왕따 국가(pariah state)'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백악관 참모진은 오바마 대통령이 설사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소되더라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와는 더 이상 건설적인 협력 관계를 맺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한 아이보 달더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 회장은 "우리가 그곳에 버티고 서 있으면서 자신감을 갖고 러시아가 치러야 할 비용을 계속 늘린다면 크림반도나 우크라이나 동부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지언정 러시아 (팽창)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백악관 참모진 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현재로선 성공의 열기를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의 조국에 얼마나 많은 경제적인 비용을 초래하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라는 게 백악관 기류라고 소개했다. 러시아 주가와 루블화 가치 폭락, 자본 유출과 투자 기피 현상이 그 증거라는 지적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런 구상을 차기 주러시아 미국 대사 인선을 통해 확인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 주변국들인 우크라이나ㆍ조지아ㆍ리투아니아 대사를 역임한 존 테프트의 지명을 준비 중이다. 러시아와 협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러시아 팽창을 막을 적임자를 골랐다는 뜻이다.

NYT는 러시아 봉쇄를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취해야 할 선결 조치로 국제사회에서의 '반(反) 러시아' 공감대를 꼽았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를 지지해왔던 중국 참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협력 시대는 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은 미국뿐만이 아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 TV 방송으로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미국ㆍ러시아 관계 재설정 노력은 2011년 리비아 내전 사태 때 이미 파탄 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분리주의 시위대는 20일 푸틴 대통령에게 군대 파견을 요청했다.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동부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시에서 시위대에 의해 임시 시장으로 선출된 뱌체슬라프 포노마료프는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호소문에서 우크라이나 극우민족주의 세력 위협으로부터 동부지역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군 파병을 요구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우크라이나에서 생산 감소가 우려되는 니켈, 플래티넘(백금) 등 산업용 금속 가격이 연일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철강 부식 방지와 강도 강화에 쓰이는 니켈 가격은 지난 17일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가격이 29% 뛰었다. 퍼트리샤 모어 스코티아뱅크 원자재 전문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니켈 시장에서 사재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치과 보철용 등 의료기기에도 쓰이는 플래티넘 가격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플래티넘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1413.25달러로 거래를 마쳐 한 달째 14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비해 7% 이상 뛴 가격이다.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 서울 =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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