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vs 금융당국 진흙탕 싸움에 등 터지는 KB

이충재 기자 입력 2014. 9. 17. 10:08 수정 2014. 9. 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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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 임영록 KB금융지주회장(자료사진) ⓒ데일리안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금융당국과 '전면전'을 선언한 배경에는 자신과 KB금융 직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작용했다. 하지만, 임 회장의 의도와 달리 KB금융 임직원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다.

KB금융 내부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임 회장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던 때만해도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던 바람은 "이 혼란이 빨리 끝났으면 한다"는 체념으로 가라앉았다.

17일 KB금융 관계자는 "검찰조사까지 시작되면서 직원들이 많이 지쳐 있고,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문제가 빨리 끝나길 바라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선 영업장에서는 일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 서울 한 영업점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한 뉴스가 나올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뉴스가 쏟아지는데 일이 제대로 될리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결국 "KB금융 임직원들을 범죄자로 만들 수 없다", "임직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임 회장의 사퇴거부 명분이 임직원들에게는 오히려 무거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 임 회장이 행정소송 카드를 꺼내면서 관련 절차에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걸릴 수도 있다. 그사이 KB금융 내부는 여진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2007년까지만 해도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내며 단독질주하던 '리딩뱅크'로서 국민은행의 명성에 금이 간 것은 직원들이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는 부분이다. 당장 신규채용에서 '취업희망 은행 1순위'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임 회장이 금융위원회의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와 KB금융 이사회의 사퇴권고에 이어 국민은행 노조가 주주 제안을 통한 해임까지 추진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지만, 소송을 통한 장기전에 들어가면서 KB금융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 회장이 전면전을 선언했다면 뒤를 보지 않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KB금융에 필요한 것은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KB재건'이고, 여기엔 임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당국과 검찰의 KB금융을 향한 칼끝은 갈수록 매서워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전산 시스템 교체와 관련해 임 회장의 측근들을 수사 중인 검찰이 15일 국민은행의 전산센터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대가성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도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사업과 관련해 KB금융지주 임 회장과 김재열 전무(CIO), 문윤호 IT부장, 조근철 국민은행 IT본부장 등 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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