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산처리 D-Day..'연방정부 폐쇄' 최악의 시나리오는

2013. 9. 3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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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가 1000P 폭락·성장률 1.4%P↓"

미국 정부 폐쇄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시장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9월 30일(미국 현지시간) 자정까지 예산안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는 전망에다 이달 17일께 미국 재무부 유동성이 말라붙으면서 국가 디폴트(채무상환불능)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더해지면서 10월 위기설까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 아시아 증시 동반 약세 가장 최근 미국 정부가 폐쇄됐던 1995~1996년은 경제가 그나마 괜찮아 충격을 극복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경기가 막 회복세에 접어든 시점이라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경고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지난주 말 "국가부채 상한선 상향 조정과 내년 미국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미국 경제 리스크 요인"이라며 "이는 재정 불확실성을 키우는 한편 가계ㆍ기업의 소비ㆍ투자를 구속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공무원의 절반이 일시 해고되는 미국 정부 폐쇄가 2~3주간 지속될 경우, 미국 4분기 성장률을 1.4%포인트 갉아먹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4분기 미국 성장률을 2.5%로 전망하고 있지만 정부 폐쇄 충격이 현실이 되면 성장률이 1.2%대로 뚝 떨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2개월 이상 정부폐쇄가 지속되면 미국이 또 한번의 경기침체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소재 사르한 캐피털의 애덤 사르한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29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면서 "시장이 사상 최고치 수준에 있기 때문에 그만큼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며 "정부폐쇄 충격으로 다우지수가 단기적으로 200포인트, 심지어 1000포인트가량 빠질 수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합의안이 불발되면 10월 1일부터 군인ㆍ경찰ㆍ우체부 등 핵심서비스를 제외한 공무원 80만~120만명이 실질적으로 일시 해고와 마찬가지인 무급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대다수 연방기관이 문을 닫게 된다.

이와 관련해 오는 4일 발표할 예정인 9월 고용지표 발표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 노동통계국(BLS) 2400명 직원 대부분이 무급휴가 대상으로 지정된 상태기 때문이다. 시장 초미의 관심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양적완화 축소도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29~30일) 때 단행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주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 막판 대타협 가능성도 미국은 1976년 이래 모두 17차례 정부 폐쇄를 경험했다. 가장 최근에는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5년 12월 15일부터 1996년 1월 6일까지 21일간 정부가 문을 닫았다.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일시 해고됐고 정부 공사 중단, 여권ㆍ비자 발급 지연, 공원 폐쇄 등으로 미국 국민이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당시 공화당 소속으로서 정부 폐쇄를 주도했던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은 이후 정치적으로 몰락했고, 클린턴 대통령은 1996년 재선에 성공했다. 정부 폐쇄가 현실이 된다면 베이너 하원의장 등 상당수 정치인들이 '후폭풍'의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막판 대타협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총무는 지난 29일 "공화당이 제시한 예산안 내용 일부를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 받아들이면 정부 폐쇄를 막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백악관과 민주당 반발이 심한 오바마케어 1년 유예 대신 의료장비 세금부과 철회를 상원이 받아들일 경우, 합의가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 같은 공화당 제안 수락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상원이 정부 폐쇄를 10시간 남겨 둔 30일 오후 2시(현지시간)에 총회를 가질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9일 전했다.

미국 연방정부 폐쇄 우려로 지난달 30일 아시아 각국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일본 도쿄 닛케이지수는 2.06% 급락해 14455.80에 장을 마감했다. 태국 SET지수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도 각각 2.42%, 2.43% 하락한 채 거래가 종료됐다. 인도 호주 홍콩 등도 1% 이상 하락해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아시아 국가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증시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3% 가까이 급락하는 등 일부 아시아 국가 외환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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