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정국 풀지 못한 민주, 탈출구·대여압박 전략 고심

배민욱 2013. 9.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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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으로 촉발된 대치정국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의 '3자 회담'으로도 탈출구를 찾지 못하자 민주당이 구체적 투쟁 전략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내심 이번 회담을 통해 회군의 명분과 정국 정상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얻기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빈손으로 마무리 됐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일단 강경 투쟁 목소리가 높다. 국회 정상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일부의 목소리는 아직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무작정 끌고 갈수만은 없다는데 있다. 그럴 경우 여론의 비판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결국 민주당은 대치 정국 구도 속에서 나름대로 정국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일단 강경 장외투쟁은 지속하되 일정 시점뒤에는 원내에서도 민생부문은 챙기는 형태의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빈손 3자 회담 후폭풍…초강경 대여투쟁 모색

일단 민주당은 현실적으로 더 강한 대여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김 대표는 3자 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경제민주화 및 복지공약 후퇴 반대 ▲감세정책 기조 전환 ▲국정원 관련 대통령 사과 ▲국정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로 민주주의 회복의지 ▲국내파트 폐지 등 국회 주도 국정원 개혁 담보 ▲채동욱 검찰총장 사찰 관련 책임자 해임 ▲대선 개입 재판 관여 시도 중단 등 7가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김 대표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국정원 사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었다고 민주당은 주장하고 있다. 7가지 요구사항 중에 민주당이 손에 쥔 것은 어느 하나도 없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주당은 더 강한 투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사실이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원내외병행 투쟁 원칙의 '전면 재검토' 입장까지 밝히며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과 담판을 통해 민주주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망하다"며 "대통령의 결단이 없다면 우리가 이제 쟁취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3자회담 이후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암흑의 터널로 들어섰고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며 "우리에게 더 큰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한 투쟁을 독려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17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어졌다. 지도부는 3자회담이 사실상 결렬된데 대해 박 대통령의 책임론을 강조하며 투쟁 강화 의지를 다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포장지는 근사했는데 선물상자 안에 국민에게 드리는 선물은 아무 것도 없었다"(김한길), "독선과 불통의 모르쇠와 묵살이 전부였다"(전병헌), "불통과 아집의 정치를 보여주는 것이다"(우원식), "대통령과 여당은 민생을 앞세워 야당의 굴종을 강요했다"(박기춘) 등 날선 발언도 여과없이 쏟아졌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과 여당이 퇴로를 열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전면적 장외투쟁을 포함한 초강경 대여투쟁이 현실적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 '보이콧' 의견까지 제시됐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은 장외투쟁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촛불집회를 활용한고 전국 순회 투쟁 방안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또 민주주의 회복의 불씨도 계속해서 지핀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표명 사태에 대한 청와대와 국정원 등 정권 차원의 '밀어내기 의혹'을 전면에 내세워 국정원 개혁의 목소리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달말에는 대공 분야 등 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국정원 개혁안도 발표한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국민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갈 것을 엄숙하게 선언한다"며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그 날을 위해 국민들과 함께 가열찬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민생등진 투쟁 여론 역풍…정기국회 준비도 착실하지만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초강경 대여투쟁 못지않게 정기국회 참여에 대한 필요성 의견도 높아지고 있다. 장외투쟁에 몰입해 정기국회를 챙기지 않는 것은 민생을 등졌다는 후폭풍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채동욱 검찰총장 사태와 국정원 이슈, 세제개편안, 4대강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처하려면 강력한 원내투쟁이 더 효과적이란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주당이 정기국회를 등진채 초강경 대여투쟁에만 집중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지도부는 국회를 보이콧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며 국정감사, 결산준비, 예산심의 준비 등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외투쟁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민생 또한 등한시 하고 있지 않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금 원내외 병행투쟁의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정감사 준비나 결산준비, 예산심의 준비는 나름대로 의원실에서 충분히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한 번도 국회를 보이콧 하겠다고 이야기 한 적은 아직까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전 원내대표는 다만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제1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식시켜내야 되겠다는 그런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민주당이 협력없이 국정운영이 얼마만큼 어려운지를 똑똑히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환 의원도 "지금 상황에서는 야당이 하는 수없이 장외투쟁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국회는 정상화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원내에서의 민생안건 처리,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투쟁 등을 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같은 투쟁전략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추석민심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치권은 분석했다.

민주당도 추석민심 파악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추석연휴 직후인 23일 의원총회에서 최종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일단 민심의 흐름을 파악하는게 우선이라는 의미다.

다시 '노숙자'로 돌아가 추석 연휴기간 천막을 지키며 정국 구상에 몰두한 김 대표의 선택이 주목된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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