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교과서 참여 교사들 "이렇게 집필될 줄 몰랐다"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집필에 참여했던 현직 역사교사들이 "교과서 내용이 평소 우리의 생각과 다르게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친일·독재 미화와 표절·오류 논란에 휩싸인 교과서 제작 과정에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들은 교학사 측에 이미 내용증명을 보내 필진 명단에서 제외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수정·보완' 작업을 앞두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의 내홍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4일 교학사 교과서 집필 작업에 참여한 교사들의 인터뷰 내용을 방송했다.
한 교사는 방송에서 "교과서가 어느 정도 완성됐을 때 의견이 안 맞는 부분이 제법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가르치고 생각해 온 것과는 다른 면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5·18이나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은 나중에 문장을 완성한 후에야 알 수 있는 기술적 문제가 있다"며 "갈등이 있어도 문제를 제기할 타이밍을 놓쳐버렸다"고 설명했다. 교학사 교과서의 제작 과정에서 저자들 간 소통이나 의견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교과서가 제작됐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른 교사는 교과서 출판을 원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출판사에 저자 이름을 빼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것으로도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방송은 일부 교사들이 통상적으로 교과서를 만들면서 같이 진행하는 자습서 제작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교사는 "교학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것 자체는 사실이니 제가 죽어서도 (기록이) 남지 않겠냐"며 후회의 뜻을 밝혔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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