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 제시하나

송용창기자 2013. 12. 5.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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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일탈 행위.. 윗선은 없다" 선긋기

청와대가 4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에 휩싸인 채모군의 불법 개인정보 유출에 총무비서관실 소속 조모 행정관과 안행부 김모씨가 개입된 것을 확인하면서도 서둘러 "개인 일탈"이라고 선을 긋고 나섰다. 그러나 개인 정보 불법 유출의 동기나 경위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개인 일탈이라고 규정해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특히 김씨가 올해 5월까지 현정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한 경력도 밝히지 않아 '부실 해명'이란 지적도 받고 있다.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이날 조 행정관이 평소 친하게 지내는 안전행정부 공무원 김모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서울 서초구청 조이제 국장에게 채군의 인적정보 열람을 요청했다고만 밝히고 나머지는 검찰 수사에서 밝힐 사안이라며 함구했다. 이 수석은 당초 김씨의 소속부처도 밝히지 않다가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안전행정부 소속이라고 뒤늦게 말했다. 그러나 김씨가 어떤 의도와 경위로 조 행정관에게 부탁했는지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 사항"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수석은 그러면서도 "그 외의 청와대 소속 인사가 조 행정관에게 부탁한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청와대의 이런저런 의혹과 관련이 없는 조 행정관의 개인적인 일탈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청와대 내 윗선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청와대가 사건 경위를 제대로 밝히지도 않은 채 '우리와는 무관하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조 행정관의 직속 상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재만 총무비서관이어서 청와대의 이날 발표는 사실상 이 비서관과 관계가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하지만 이를 두고 청와대가 검찰 수사와 관련해 선제적으로 차단막을 친 것이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김씨가 현정부 초기 청와대에서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함께 근무했는데도, 조 행정관 외에 관련된 청와대 인사가 없다고 단정한 것은 성급하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검찰 수사가 막 시작된 단계에서 개인 일탈로 성격을 규정해 검찰이 향후 청와대 인사를 상대로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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