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세 가족' 삼성물산.. 家長 누굴까

신은진 기자 2015. 5. 28. 03: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합병으로 時總 2위.. 당분간 각 사업부문 사장 독립 경영체제될 듯] 성격 완전히 다른 여러 사업 섞여 섣불리 통합하기는 힘든 상태 대표CEO 7월 임시주총서 윤곽, 최치훈·윤주화 사장이 유력 삼성물산·제일모직 주가 상승세.. 삼남매 주식재산 이틀새 2조 늘어

올 9월 출범하는 제일모직(옛 에버랜드)과 삼성물산의 합병 기업 '(통합) 삼성물산'은 27일 시가총액 기준으로 단숨에 국내 2위 기업에 올랐다. 두 회사의 주가는 합병 발표를 한 26일 각각 상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27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합친 시가총액이 35조9810억원으로 커졌다.

'통합 삼성물산'은 또 사장급만 6명인 거대조직이 된다〈그래픽 참조〉.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사장급 임원이 많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제일모직 경영전략담당)·이서현 사장(패션부문 경영기획 담당)도 포함돼 있다. 건설과 상사(商社), 패션, 식음료 등 서로 다른 업종이 모인 국내 최대의 의식주휴(衣食住休) 기업의 사령탑은 앞으로 어떻게 꾸려질까?

◇"삼성전자처럼 사업부문별 사장 체제로 운영"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통합 삼성물산의 지도체제가 적어도 연말까지는 각 사업부문 사장들이 해당 사업들을 독립적으로 이끄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가전·스마트폰 등 주요 사업부문별로 각자 대표이사가 이끌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처럼 집단지도체제의 형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물산의 건설·상사 부문과 제일모직의 패션·식음료·레저 등 성격이 완전히 다른 사업들이 섞여 있어서 섣불리 사업부 간 통합을 하기 힘든 형태다. 이렇게 광범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회사는 세계적으로 찾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9월에 통합 법인이 출범하더라도 당장 사업부 간 통합이나 업무 재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부문과 상사부문이 별도로 운영되던 삼성물산처럼 당분간은 '한 지붕 세 가족' 형태가 될 것이란 이야기다.

회사 전체를 대표하는 CEO(최고경영자)는 7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최치훈(58) 삼성물산 사장과 삼성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낸 윤주화(62) 제일모직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GE에너지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을 지낸 최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강조하는 '글로벌 경영 마인드'와 '합리적 실용주의' 코드에 가장 잘 부합하는 CEO로 꼽힌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카드 사장 시절,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을 KCC에 매각했고 삼성물산에도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면서 "그가 지나가는 회사에는 늘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주화 사장은 삼성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물류망 구축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주가 상승세 이어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三男妹 주식재산 이틀 새 2兆 늘어

합병을 발표한 26일 상한가를 기록한 두 회사는 27일에도 주가가 뛰었다. 삼성물산 주식은 3.46% 뛴 6만5700원, 제일모직은 1.33% 상승해 19만500원까지 올랐다. 전날 미국 증시에 이어 한국 코스피 지수가 1% 이상 빠진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반면 삼성그룹 내 금융과 제조부문의 중간지주회사로 거론됐던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는 주가가 각각 1.7%, 3.5%씩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인해 중간지주회사 설립이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적어도 당분간은 물 건너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신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증명하듯 잇따라 두 회사의 목표가격을 올리고 있다.

두 회사의 주가 상승 영향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 재산은 9조7300억원(27일 기준)으로 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주 8조6000억원에서 불과 이틀 사이에 1조13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이부진·이서현 사장도 각각 2조5000억원에서 2조9000억원으로 나란히 4000억원씩 뛰었다. 일부 삼성물산 투자자들은 삼성물산의 보유 지분과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29조5000억원으로 제일모직의 3배가 넘는다는 점을 들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1:0.35) 산정에서 손해를 봤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는 최근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 포기설(說)까지 흘러나오며 5개월 동안 30%가 빠졌다. 경제개혁연대도 성명에서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계산하기 때문에 과대평가된 제일모직과 과소평가된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에 대해 삼성물산 주주들이 큰 불만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